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 하강 현실화 되나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은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9%를 넘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월 대비로는 감소세로 돌아섰고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하락해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은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소비와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불안한 현재 경기 흐름 4월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9.5% 늘어났고 올해들어 4월까지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늘어나 지난해 4.4분기의 10.3%보다 증가폭이컸다. 하지만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5% 감소하는 등 올해들어 전월대비 증가율이 홀수달은 플러스, 짝수달은 마이너스를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재 판매도 전월보다 0.1%,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각각 늘어났지만 승용차, 컴퓨터 등의 판매 부진으로 내구재 판매는 전월에 비해 5.8%나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 기계, 정밀기기 및 컴퓨터 등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 작년 동기보다 7.3%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설비투자 증가가 0.3%로 미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폭이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국내 건설기성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해 2월(-3.3%)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고 국내 건설수주는 18.8%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나타냈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3개월 연속 하락 지난달 산업활동동향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하락세다. 4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5.9%로 전월보다 0.7% 포인트 떨어졌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올 1월 0.7%포인트 증가한 이후 2월 -0.4%포인트, 3월 -0.5%포인트 등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고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은 총유동성, 구인구직비율 등은 증가했지만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 건설수주액 등이 감소해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3개월 연속 하락세는 경기가 빠르면 하반기에 정점을 찎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경기 하강을 우려하는 민간 경제연구소의 전망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삼성.LG.현대 등의 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은 "경기 회복세가 하반기 중에 정점을지나고 올 4.4분기 성장률은 3%대 후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철주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건설부문의 부진이 너무 크게 반영된 면이있지만 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경기둔화 조짐으로 우려된다"면서 "경기회복의 속도는 둔화됐지만 아직까지 상승 흐름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하반기 침체 가능성도 제기 경제 전문가들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3개월 연속 하락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하락해 하반기에 경기가 둔화되거나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년의 경우 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면경기가 침체국면으로 갈 확률이 54% 이상 됐다"며 "하반기에 경기가 단순히 둔화되는 게 아니라 침체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져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재판매가 회복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도가 굉장히 느리고 설비투자도 좋은 모습이 아닌데다 세계 경제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경기가 안좋은 시나리오대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선행지수의 3개월 연속 하락으로 경기 상승세가 꺾였다는 게 명확해 졌다"면서 "폭이나 흐름을 보면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기보다는 서서히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상승이 꺾인데에는 소비가 확실히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며 "대내외여건이나 소비자 심리를 보면 소비가 앞으로 정상 회복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항용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선행지수의 3개월 연속 하락은 하반기에 경기가 둔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시한다"면서 "환율, 유가, 금융시장 등의 변수에 따라 경기 둔화 시기가 당겨질수도,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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