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동차(97 고객만족 베스트상품:Ⅰ)

◎중형차­대우자 「레간자」/시장 37% 점유… 유려한 디자인·파격광고 성공비결대우자동차(대표 김태구)레간자는 지난 4월1일 등장하면서 부터 각종 화제를 양산해 냈다. 「쉿! 레간자」라는 광고카피를 사용한 개구리광고는 자동차업계 뿐 아니라 광고업계까지 주목을 받으며 소비자들에게 급속히 파고 들었다. 대우는 레간자를 내놓으며 국내 중형차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21.9%에서 올들어 10월까지 37%로 끌어올렸다. 레간자와 현대 쏘나타III, 기아 크레도스 등이 경합하고 있는 국내 중형승용차 시장은 자동차업체들이 벌이는 최대 승부처. 국내 중형승용차 비율은 33.2 %로 준중형(27.4%), 소형(16.5%)시장을 압도하며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니 만큼 시장점유율을 10% 이상을 높인다는 것은 획기적인 사건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레간자의 점유율 확대는 경쟁업체들이 무이자판매나 할부금리 인하 등 가격 깍아내리기를 통한 물타기 전략을 피하고 할인판매를 일체 금하는 정책을 펴 일궈낸 것이라 의미가 각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간자의 성공비결은 일단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이탈리아 주지아로가 제작한 유려한 디자인에 있다는게 중평. 중형차급에서 드문 쿠페형 스타일과 태극무늬를 살린 디자인이 돋보인다. 레간자의 가장 큰 성공비결은 과감한 마케팅 전략이라는데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대우는 레간자 판매확대를 위해 서울역앞 대우그룹 본사 전면을 야간 조명 등을 활용해 차명광고를 내보냈고 개구리광고에 이어 풍뎅이 광고, 기린광고 등 무차별적인 광고공세를 퍼부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소음에 민감한 점에 착안, 「소리」만을 줄기차게 물고 늘어진 것도 파격적이다. 개구리광고는 대한민국광고대상을 수상했다. 레간자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97 고객만족 최우수상품 베스트 10」에 진입하기도 했다. 대우는 레간자를 앞세워 내년 하반기부터는 세계자동차업체들의 최대승부처인 미국시장에도 뛰어들어 해외시장에서의 돌풍도 준비하고 있다. 초기에는 라노스와 누비라를 내보낼 생각이지만 레간자 판매비중을 절반으로 잡고 있어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여부에 경쟁업체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준중형차­기아자 「세피아Ⅱ」/안정성·승차감 대폭개선… 「기아회생」 주역 기대 기아자동차(대표 박제혁) 세피아Ⅱ는 기아의 두번째 봉고신화의 꿈을 안고 태어났다. 기아가 부도유예로 지정된 후 처음 내놓은 신형 승용차였기 때문이다. 지난 8월 7일 여의도 사옥로비에서 김선홍 전 기아그룹회장, 박제혁 사장, 유영걸 기아자판 사장을 비롯 임직원과 국내외 언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보도발표회는 「눈물의 축제」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있다. 이날 박사장은 『전세계에 유례없는 종업원의 자발적 모금운동과 국민의 성원속에 만들어진 보은의 차』라며 『안정성과 승차감 개선이 최대 개발포인트』라고 소개했다. 세피아Ⅱ는 기존 세피아에 비해 깨끗하고 심플한 라운드 스타일과 안전성, 널찍한 실내공간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3천2백억이라는 대규모 개발비를 들였음에도 가격은 기존 세피아에 비해 모델별로 10∼14만원씩 인하했다. 이차는 기존 세피아에 비해 실내길이 80㎜(1천8백70㎜), 실내폭 5㎜(1천4백10㎜), 실내높이 40㎜(1천1백60㎜)를 확대해 공간을 키웠다. 광고컨셉트를 「중형차처럼 기분좋은 차」로 정한 것도 이런 까닭. 국내 최초로 저폭발 에어백을 장착, 아동과 노약자의 에어백 사고의 방지에도 신경을 썼다. 그러나 세피아Ⅱ는 이같은 첨단기능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부도사태에 휩싸이면서 고객들이 불안을 느낀 것이다. 8월 1만3백31대가 팔렸으나 9월 8천4백93대로, 급기야 10월에는 4천9백84대로 떨어졌다. 경쟁업체 관계자들은 그러나 『기아사태로 인한 사기저하, 인원감소, 내수정체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정도 판매량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부도사태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동급차종인 아반떼와 누비라에 밀린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다. 기아가 11월부터 본격적인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이미지회복에 나서면서 세피아Ⅱ의 히트를 예감하는 것도 이같은 성능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기아는 세피아Ⅱ에 대해 「트윈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세단형 세피아Ⅱ와 함께 오는 20일 서울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리는 9개 차종의 동시신차발표회와 함게 해치백형 세피아Ⅱ인 「슈마」를 내놓아 압박작전의 경쟁사를 제압할 경우 제3의 창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차/현대자 「아토스」/「티코」 독주에 제동… 시판직후 베스트셀러카 뽑혀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규)의 아토스는 대우자동차 티코가 지난 91년 5월이후 독주해온 국내경차시장에 경쟁시대를 연 승용차로 기록된다. 지난 9월 출시 첫달에만 6천3백52대가 팔려 그동안 대우자동차 티코가 독주해온 경차시장을 일대 돌풍속에 몰아넣었다. 반면 한때 경차활성화 정책 실시이후 1만대 가까이 팔리던 티코는 상대적으로 위축돼 9월에는 4천3백27대가 나가는 정도에 머물렀다. 아토스의 인기는 9월 2일 계약 첫날 국내 승용차사상 최고기록인 1만4천4백18대라는 파격적인 계약기록에서 예고됐다. 10월 판매량은 9천7백19대로 티코(4천7백57대)와의 격차를 두배이상 벌려놓아 현대차의 효자차종으로 급부상했다. 10월 베스트셀러 승용차에서 1위 쏘나타Ⅲ에 이어 2위에 당당하게 올랐다. 현대는 대우가 지난해말부터 올초까지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 신차 3형제를 줄줄이 내놓으며 압박을 가하자 잔뜩 긴장했었다. 대우는 올초 승용차시장 점유율 40%점유를 목표로 내걸고 현대에 파상공세를 가했다. 대우의 공세의 선봉에 선 차종은 단연 현대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차. 경차는 자동차업체의 수익성 확보차원에서 매력적이진 않지만 자존심을 건 시장점유율 경쟁에서는 최고의 전략차다. 현대가 인기차종인 엑센트 아반떼 쏘나타Ⅲ로 대우 신차시리즈 공세를 막아내기는 했지만 티코에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던게 당시 상황. 하지만 아토스를 내놓으며 현대는 지금 최소한 시장점유율 분야만큼은 느긋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10월 현대는 이같은 아토스의 선전으로 승용차부문에서 시장점유율 50.3%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현대가 승용차부문에서 시장점유율 절반을 넘기는 근 1년만의 일이다. 현대는 아토스의 인기를 시야가 넓은 하이루트 스타일과 깜찍한 외형에 돌린다. 또 유럽연합(EU)와 미국의 안전테스트를 통과시켜 경차의 최대불만족 요인으로 꼽혔던 안정문제를 불식시킨 점도 든다. 「A­TO­Z」라는 영문약자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을 기한 차라는 이름처럼 대우가 내년초 내놓을 티코 후속 M­100의 공세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지도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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