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전자업체, 인도 사로잡았다

삼성·LG, AS강화등 한국형 마케팅 찬사 봇물<br>시장 점유율 꾸준한 상승세에 투자도 크게 늘어<br>"성장 잠재력 엄청" 개발인력 현지진출도 가속화


“한국 전자업체들이 인도시장에서 별처럼 빛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성공은 인도 소비자들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뛰어난 고객 서비스와 우수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유력 경제지인 ‘비즈니스 스탠더드’는 지난 20일 인도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국기업들에 대해 이 같은 격찬을 쏟아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전자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23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인도시장에서 TVㆍ냉장고ㆍ세탁기ㆍ에어컨ㆍ휴대폰 등 한국제품의 점유율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현지 투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바로 애프터서비스 강화, 주부 대상 요리경연, 스포츠경기 후원 등 ‘한국형 마케팅’을 접목한 시장 공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한국형 마케팅’ 통했다=LG전자는 인도 진출 첫해인 지난 97년부터 전자제품을 전시한 18대의 ‘LG 모바일 밴’을 운행하고 유행가 가사를 개사한 노래를 틀며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요리교실을 열어 주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것도 LG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에 힘입어 97년 360억원이었던 LG전자 인도 매출은 2003년 1조원을 넘어선 뒤 오는 2010년 3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TV(25.3%), 세탁기(27.0%), 에어컨(28.9%), 냉장고(26.3%), 전자레인지(34.6%) 등에서 1위에 오른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PCㆍ휴대폰 등으로 공략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평판TV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재 LCD TV(42.5%), PDP TV(34.5%)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달 13일 첸나이 TV공장을 준공하고 연간 TV 생산능력을 300만대로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까지 1억달러를 인도에 추가 투자, 현지 시장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원가절감 등으로 다져진 체질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고가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략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처럼 별도의 AS조직을 운영하며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것도 성공요인이다. 잭딥 카푸르 삼시카 컨설턴트 대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비자들에게 그동안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이들이 인도 전자시장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인도 1위가 세계 1위 발판=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바짝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 때문.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현재 세계 11~12위 수준이지만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조달러로 일본에 이어 세계 4위권이다. 현재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미국ㆍ유럽 등과 달리 해마다 20% 이상 성장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인도의 TV시장은 1,200만대로 세계시장의 6~7%에 달했지만 컬러TV 보급률은 아직 30%에 머물러 엄청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휴대폰 역시 올해 말 가입자 수가 2억3,000만명에서 3년 뒤인 2010년 말에는 5억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동통신 신규 가입자가 매달 500만~600만명씩 늘어나는 셈이다. 풍부한 소프트웨어 개발인력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지 진출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방갈로르 소프트웨어센터에 이어 최근 델리에도 별도의 소프트웨어센터를 설립했으며 LG전자도 600여명 규모의 LG소프트인디아를 통해 휴대폰ㆍ디지털TVㆍ멀티미디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현봉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사장은 “앞으로 인도시장에서의 성공이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성공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인도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사의 최고경영진은 인도시장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올 3월에 이어 이달 말 다시 인도를 찾아 현지 매장을 둘러보고 내년 전략을 점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2차례나 사장단회의를 인도에서 개최했다. 윤종용 부회장은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 박종우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등과 함께 4월에 이어 8일부터 14일까지 인도를 방문, 현지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3월 인도를 방문, 현장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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