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와 차한잔] 김광호 포스데이타 사장

"외형성장보다 품질 경쟁력에 승부" >>관련기사 변화추구… 인재·고객가치 중시 '품질 전도사.' 김광호(60) 포스데이타 사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각종 사내외 회의나 외부강연시 틈만 나면 '품질' 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외형적인 성장, 개별 프로젝트 완수에 급급하기보다는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회사경쟁력을 배가해야 된다는 것이다. "SI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 선진국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CMMㆍCMMIㆍSPICE 등 국제 품질인증 획득에 주력하고 조직 전체적으로 혁신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지난 97년 포스데이타 사장에 부임한 이후 김 사장은 '품질력' '기술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단계적인 혁신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전사적인 PI(Performance Innovation)프로젝트는 선진 경영기법에 의한 디지털 경영체제 구현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활동으로 김 사장의 변화의지가 드러나는 종합판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김 사장은 소프트웨어의 수출이 부진한 이유도 품질경쟁력에서 찾는다. 국내 소프트웨어 사업자는 5,500여개, 지난해 소프트웨어업계 매출은 1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수출은 전세계 소프트웨어시장의 2.3%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적으로 소프트웨어의 품질이 낮고 국제표준 채택에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김 사장은 보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IT프로세스 능력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31개 IT조직 중 129개 조직이 CMM 레벨1의 평가를 받았으며 CMM 레벨3 인증을 획득한 곳은 전사 부문 2개사, 특정 부문 2개사에 불과하다. 5개의 레벨로 이뤄진 CMM은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당장 이들 지역의 각종 입찰에 참가하려면 최소한 레벨3 이상의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김 사장이 이처럼 국제인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앞으로 정부의 공공 프로젝트 수주시 품질인증업체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정부도 품질력 향상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기업들도 CMMㆍCMMIㆍSPICE 등 국제 품질인증 획득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김 사장은 품질력 향상을 위한 혁신활동을 크게 3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 프로세스 품질력이다. 프로세스 품질력은 마케팅 활동에서부터 수주, 프로젝트 수행, 고객지원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중심의 여러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통합시스템에서 창출된다. "프로세스는 개별적인 특정 프로젝트가 아닌 기업 자체의 정보시스템을 말합니다. 최근에 IT업계가 국제적 품질인증 획득에 주력하는 것은 바로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포스데이타는 90년대 후반부터 IT프로세스 개선에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 99년 품질향상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지속적인 IT프로세스 개선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결과 99년 10월 CMM 레벨2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CMM 레벨3 인증을 확보했다. CMM 레벨3 인증획득은 국내 최초의 일로 포스데이타의 품질력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대표적인 사례다. 둘째, 경영품질력이다. 재무ㆍ관리ㆍ구매 등 각 부문의 활동이 자율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게 업무활동을 업그레이드함과 동시에 구성원 개개인이 조직의 목표를 공유하는 가치 중심의 전략경영을 실현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경영품질력은 향상될 수 있다. 포스데이타는 6월 기업자원관리(ERP) 가동에 이어 오는 9월 전문서비스자동화(PSAㆍProfessional Services Automation), 지식경영(KMSㆍKnowledge Management System), 전략적기업관리(SEMㆍStrategic Enterprise Management) 등의 시스템을 종합 가동해 자율과 책임경영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김 사장은 "포스데이타의 PI프로젝트는 단순한 시스템 구현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회사의 전 프로세스를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춰 품질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가 올해 한국품질경영학회로부터 '한국품질경영인대상', 한국표준협회로부터 '국제 표준시스템 경영대상(ISSMA)' 등을 수상한 실적은 경영품질력 혁신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인력품질력이다. 인력이 곧 기업이라는 말처럼 직원 개개인에 대한 성과평가와 공정한 보상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때 인력품질력 또한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인력품질력을 얘기하는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항상 들고 다닌다는 서류철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포스데이타 전체 직원의 간단한 신상과 연봉이 모두 적혀 있었다. 그는 이 서류철을 수시로 들춰보며 직원이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지 확인한다.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해 직무역량단계를 적용하고 성과에 따른 연봉을 적절하게 부여할 때 조직원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프로세스 품질, 경영품질, 인력품질 등 이렇게 남들보다 한발 앞선 품질력 향상에 대한 노력으로 포스데이타의 품질력은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수익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둬 이익 면에서 동종업계 최고수준을 꾸준히 지키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수주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79% 이상 성장했다. 포스데이타는 현재의 품질력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상위 레벨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9월 종합 가동을 목표로 전사 PI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 CMM 레벨4를 달성하고 2005년에는 레벨5를 달성한다는 목표하에 기능별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 통합 및 프로세스 설계작업을 추진 중이다. 김 사장은 품질 향상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도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해외 공관에 상무관은 많지만 IT 담당관은 거의 없다"며 "IT 담당관을 통해 현지기업과 국내기업이 교류할 수 있다면 직접적인 수출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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