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실기업 회생 모델 보여준 LG카드 매각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 매각 입찰에서 하나금융지주와 농협 등을 제치고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LG카드는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에 몰리며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던 ‘LG카드 사태’ 발생 이후 3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매각대금은 7조2,000억여원으로 알려져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게 됐다. 아직 절차가 남아 있지만 LG카드 매각은 금융감독 당국의 리더십, 채권단과 대주주 등 이해 당사자들의 타협을 통한 윈윈의 결과 등 부실기업 정상화의 바람직한 모델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않다. LG카드는 사태 초기 채권단의 자금지원 거부, 이후 채권단과 대주주간 출자전환 규모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감독 당국은 채권단을 설득해 추가지원을 이끌어냈고 채권단과 대주주는 한발씩 양보해 접점을 찾았다. 금융 당국의 개입은 관치금융 시비를 불렀지만 결과적으로 LG카드의 경영 정상화에 이어 성공적 매각의 열매를 맺는 기틀이 됐다. 채권단과 대주주도 처음에는 손해인 것 같았지만 오히려 큰 이익을 남기게 됐다. 매각 가격이 높아져 채권단은 출자전환분뿐 아니라 추가로 2조6,000억원의 이익을 거두게 됐다. LG그룹은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제기될 수도 있는 추가 부담의 짐을 덜게 됐다. 다급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면밀하게 대응함으로써 모두에 득이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헐값매각 의혹과 국부유출 시비를 부른 외환은행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매각방식이 중간에 바뀌는 등 이전의 대우건설ㆍ대우종합기계 등처럼 뒷말을 남긴 것은 흠이다. 앞으로 이어질 기업매각에서는 재발되지 않도록 그동안 노출된 문제점을 보완, 개선해 매끄럽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신한금융은 조흥은행에 이어 LG카드까지 인수함으로써 국내 금융그룹 2위 자리를 다지고 중장기적으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높은 인수가격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런 만큼 효율적인 경영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금융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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