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라틴아메리카 투자 리스크

이머징마켓의 정치적 리스크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근 라틴아메리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이 부분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혼란이 큰 요즘이지만 펀드 매니저들은 이들 국가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 주식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막대한 부채상환 일정을 성공적으로 조정한 아르헨티나 역시 최근 달러표시 채권을 그렇게 높지 않은 금리로 발행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투자는 무엇보다 전세계적으로 풍부한 유동성에 기인한다. 미국금리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보다 높은 수익에 목말라 있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원자재 수요도 라틴아메리카 경제에 호재가 되고 있다. 지난 2001~2002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라틴아메리카 정부들은 탄탄한 재정구조 확보 등을 통해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해왔다. 올해 이 지역은 3ㆍ4분기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환보유고도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성장률은 그리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이들 국가의 경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조개혁과 인프라 투자 등에 대해 최근까지 너무 소홀히 해왔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멕시코에서 개혁은 중단된 상태고 지난 4개월간 부패 스캔들로 의회 활동이 마비된 브라질에서도 개혁의 속도가 더욱 느려지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대중 인기에 영합하면서 이들 지역국가 가운데 일부는 오히려 개혁문제에서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대여론에 부딪혀 공기업 민영화 시도에 실패한 아르헨티나와 극단적 민족주의자인 우고 차베스의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이다. 그는 자국 광산업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공사 계약을 취소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칠레 등의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대부분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성숙한 자본주의 문화를 만드는 데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지역은 외적 충격이나 국제 금융시장의 분위기 반전 등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 10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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