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출 위협하는 원·엔환율의 급락

원ㆍ엔 환율이 장 중 한때 100엔 당 855원대까지 급락해 자동차ㆍ조선ㆍ전자 등 주력 수출품의 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10월 말 900원 선이 깨진 후 한달 만에 5%가까이 떨어지는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 드디어 산업자원부 관계자가 “외환당국은 뭐하고 있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기에 이르렀다. 수출업체의 비명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850원 선의 붕괴도 우려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환율 급락은 원과 엔화의 달러에 대한 동조화 현상이 무너진 데 원인이 있다. 지난해 말 달러 당 103엔 선이던 엔ㆍ달러 환율은 현재 119엔 대까지 급상승했다. 이에 비해 원화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030원 대 안팎에서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는 경우 그동안 어렵게 이어온 수출 호조 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만은 없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일본과 경쟁을 해야 하는 주력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과 대일 무역적자가 커지는 점이다. 지난해 24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대일무역은 올해는 25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원ㆍ엔 환율이 급락하는 경우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던 대기업이 일본에서 조달할 가능성이 높아 중소 부품업체는 물론 최근 수출이 늘고 있는 소재 기업도 경쟁력을 잃을 것이 틀림없다. 수출입 5,000억달러 시대에 대일 무역의존도가 과거처럼 크지 않고 기업의 수출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하지만 원ㆍ엔 환율의 급락은 이제 자리를 잡기 시작한 부품, 소재 및 기계산업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아무리 원ㆍ엔 환율의 급락이 금리인상과 국제투자자금의 이동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현재의 급격한 환율 하락 충격은 중소 수출업체가 소화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수출업체는 100엔 당 900원 선이 깨진 후 대일무역 수익의 마지노선이 무너졌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업도 일본을 능가할 수 있는 경쟁력 향상에 주력해야 겠지만 관계당국도 원ㆍ엔 환율 급락에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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