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노정익 前사장 "현대상선 스톡옵션 문제없다"

故정몽헌 회장 주도로 적법하게 임원들에 부여


“고 정몽헌 회장이 생전에 임원들에게 부여될 스톡옵션의 주식 수까지 결정해줬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일을 왜 뒤늦게 문제 삼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최근 현대그룹과 스톡옵션 분쟁에 휩싸인 노정익(55ㆍ사진) 전 현대상선 사장은 “스톡옵션 부여는 당시 정몽헌(MH) 회장과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주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법적 절차나 도덕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1월 현대상선 사장에서 물러난 노 전 사장은 이달 초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설립추진단장을 맡아 새로운 인생을 맞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 연구동에서 만난 노 전 사장은 30년간 몸담았던 회사와 갈등을 겪는 현실이 답답한 듯 연신 줄담배를 피워대며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얘기하지 않겠다”면서도 정 회장 이름이 나올 때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노 전 사장은 “2002년 9월 현대상선 사장을 맡은 후 정 회장에게 스톡옵션의 필요성을 건의했다”면서 “2003년 상반기 중 내부 검토를 거쳐 회장의 결재까지 마무리된 사안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스톡옵션을 임원 모두에게 부여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퇴임을 앞둔 장철순 부회장에게 양해를 구해 법적 조건까지 맞췄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시 현정은 회장과의 상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그때에는 현 회장이 법적인 자격이 없어 논의할 수 없었다”면서 “지난해 한 퇴직임원이 스톡옵션 행사의사를 밝히자 현 회장이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을 뿐 분명한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현 회장이 줄곧 스톡옵션 사안에 대해 불편해 한다는 분위기는 느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노 전 사장은 2003년 8월의 이사회 개최시점 논란과 관련, “상반기 경영실적을 확정짓기 위해 일찌감치 예정됐던 것”이라면서 “상선의 경우 노조 협의 등 걸림돌이 적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시기가 빨라졌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시급한 과제 앞에 임원들이 보수를 동결하는 등 자구 노력을 펼쳐왔고 스톡옵션을 도입한 후 일치단결해 위기상황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노 전 사장은 현직 임원들이 모두 포기의사를 밝혔다고 하지만 일부 임원들은 동의하지 않아 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상선도 지난해 스톡옵션 행사 등에 대비해 두 차례에 걸쳐 1,000억원씩 자기주식을 취득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의 의견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면서도 “당사자로서 앞에 나서기 그렇고 따로 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니 시간을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혹시나 섭섭한 마음은 없냐는 질문에 노 전 사장은 “신임 사장이 당시 상황을 제대로 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아니겠냐”면서 “다만 스톡옵션은 전문경영인이 정당하게 받아야 하는 대가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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