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물성 초극한 투명한 색채감각

곽인식 회고전 가나아트센터서독특한 실험정신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 등 동북아시아 현대미술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곽인식(1919~1988) 선생의 대규모 회고전이 11일부터 6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1937년 17세의 나이에 동경으로 건너가 일본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활동했던 곽인식은 1960~70년대 유행했던 일본의 모모파(物派)에 영향을 준 선구적인 작가로 평가받아왔다. 이번 회고전은 지난 85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 이후 16년만의 대규모 유작전으로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미공개작품 40여점을 소개한다. 출품작을 보면 초기(1950년대)의 유화작업에서부터 말년의 작업까지 일별할 수 있다.1960년에서 70년대 중반까지의 콘크리트, 돌, 놋쇠, 유리, 흙등을 이용하여 물질성을 탐구한 작품과 1970년대 중반 이후 일본 종이에 수묵, 수채의 점들을 중첩시킨 평면작에 이르기까지의 전체 작업세계를 조망한다. 이중에서 특히 곽인식이 509대 말부터 70년대초까지 오브제 작업과 재료의 물성을 강조하는 작업은 일본에서 1960~70년에 유행한 '모노파'에 영향을 준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곽인식의 70년대 이후의 평면작업으로의 전환은 물성을 초극하고 투명한 색채감각을 통한 빛의 세계로 승화됨을 나타낸다. 작가는 생전에 항상 자신은 "사물의 표면문제를 제기하고 추구하였다"고 강조한바 있다. 이는 초기의 물질에 바탕한 작업과 후기의 평면작 모두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초기의 작업에서는 사물의 표면과 그 내면의 물질성은 결국 동일하다는 것을 나타냈으며 후기의 평면작업에서는 색점들을 화면에 찍었다기보다는 '놓음'으로써 점들의 중첩을 통해 추상화된 사물의 공간성을 제시하고 그것을 빛으로 가득한 공간으로 승화시켰다. 이를 두고 평론가들은 1960년대 이후 유행했던 한국과 일본의 모노파, 모노크롬에 선행한 선구적 측면이라고 평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정준모 학예연구실장은 "선구자의 삶이 늘 역사 속에서 되새겨질 때 그 가치와 역할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처럼 곽인식의 이번 회고전이 이미 고인이 된지 13년에 이르는 그를 역사 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현대미술이라는 맥락 속에서 다시금 재론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인식은 일본 조총련 잡지에 삽화를 한번 그려준 일과 발레리나였던 일본인 부인의 소련방문으로 국내에서는 상당기간 터부시되었던 관계로 국내에서는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갖지못했던게 저간의 사정이었다. 이용웅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