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정크본드 각광] "신용도 낮아도 고수익이 좋다"

기업들 입장에선 신용도가 다소 낮더라도 장기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데다 투자자들도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정크본드 시장이 유럽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크본드는 신용등급이 낮아 위험은 크지만 수익률이 매우 높은 고수익·고위험채권이다.이 때문에 지난 80년대 월가에 이어 유럽에서 정크본드가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올 한해동안 유럽의 정크본드 발행액은 모두 180억달러로 지난 97년에 비해 3배나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오는 2004년엔 정크본드 발행잔액이 2,800억달러로 불어나 현재보다 7배나 폭증할 것이라고 런던의 글로벌 리서치 앤드 컨설팅사는 전망했다. 이는 미국의 시장규모 6,000억달러와 비교하면 아직 적은 편이지만 보수적인 투자관행을 유지해오던 유럽의 금융풍토에선 혁명적인 사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럽 기업들이 정크본드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단일통화인 유로화 출범 이후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거액의 장기자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케이블TV업체인 유나이티드 유럽은 최근 유럽사상 최대규모인 15억달러의 정크본드를 12.50%의 수익률로 발행했으며 통신업체인 KPN퀘스트와 화학업체인 헌츠맨도 각각 8억1,000만달러, 8억달러규모를 발행했다. 또 정크본드의 경우 상환기간이 10년이상으로 은행 대출보다 훨씬 긴데다 수익률이 10~13%로 높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국채에 비해 연간 2~4%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정크본드에 장기간 투자할 수 있다는게 메리트라는 얘기다. 정크본드 시장이 커지면서 정크본드 발행이 발행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영국의 통신회사인 오렌지사의 경우 지난 3월 7억4,000만달러의 정크 본드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40%까지 치솟기도 했다. 투자은행들도 짭짤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는 점때문에 정크본드시장에서 치열한 인수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바클레이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워버그 딜런 리드, 도이체 방크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심지어 영국의 뮤추얼펀드까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중 정크본드를 처음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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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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