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7일 "국회 상임위에서 여야합의로 처리한 부대의견 203개(국토위ㆍ교과위ㆍ환노위 제외) 중 한나라당은 12개만 살린 채 날치기 처리했다"며 "이는 (정부를 견제하는) 국회 권한을 포기한 것이자 야당의 권리를 박탈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당정책위 차원에서 전 상임위의 부대의견 삭제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19일 공식 발표하겠다"며 "부대의견 삭제는 국회의 권능과 국회의원의 권리ㆍ의무까지 날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실례로 국회 기획재정위의 경우 한국투자공사(KIC)와 수출입은행 출자예산과 관련, 국회의 견제장치를 담은 부대의견을 여야 합의로 채택했으나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기재위는 외평기금의 KIC 위탁투자액 100억달러 중 50억달러는 국회 승인을 받아 위탁액을 집행하도록 했지만 무시됐다.
전 정책위의장은 "KIC가 글로벌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 대한 잘못된 투자로 1조3,600억원(투자손실 1조2,000억원대, 현 진영욱 사장의 의무전환우선주 보통주 전환에 따른 손실 1,600억원대)대의 천문학적 손실을 냈음에도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한 점을 감안해 추가손실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점검한 뒤에 위탁액 집행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재위는 또 기획재정부의 수출입은행 출자예산 1,000억원 중 500억원은 수출입은행 자구노력을 국회에 보고한 뒤 집행하도록 했으나 역시 무용지물이 됐다.
전 정책위의장은 "수출입은행의 경우 경우 정부는 브라질 철도와 원전수주 지원차원에서 출자가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수출입은행의 중소기업 여신비율 37.6%를 40%로 끌어올리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