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이닉스 입장] "독자생존 힘얻게 됐다"

2차 독자생존 보고서 작성 착수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협상 결렬 선언으로 하이닉스반도체는 '독자생존'이 힘을 얻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이 겉으로는 제3자 매각에 미련을 두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독자생존 외에는 이렇다 할 카드가 없는 까닭이다. 하이닉스는 이와 관련, 지난달 26일 채권단에 제출한 '독자생존 보고서'를 재수정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D램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보고서 작성 당시의 가정(128메가 D램 기준으로 평균 4달러, 보수적으로는 평균 3.3달러)이 이미 빗나갔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마이크론이 협상결렬을 선언한 2일 밤 관련 임직원 대책회의를 갖고 객관적이고 냉정한 반도체 경기전망과 매출ㆍ현금흐름 등 재무분석과 함께 자산매각을 포함한 종합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새롭게 작성하기로 했다. 하이닉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사회가 매각안을 부결시킨 근본원인이 잔존법인의 생존이 불투명했기 때문인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채권단의 잔존법인 부채 탕감 규모가 회사측의 대응을 고려할 중요 요인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하이닉스가 수립 중인 세부 독자생존방안의 기본 골격은 지난달 26일 1차 보고서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보고서의 골자는 '메모리 부문 독자생존, 비메모리 부문 계열분리 후 매각' 등. 이를 바탕으로 우선 1단계로 연내 비메모리반도체 사업부문을 분리한 뒤 외자유치 또는 전략적 제휴 형태로 2억달러 가량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2단계에서는 반도체 시장과 사업여건, 비메모리사업 영업가치 등을 고려해 추가 지분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비메모리 사업을 빚 없는(Debt Free) 회사로 만들어 분리할 경우 메모리 분야로 역량을 집중해 책임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내년까지 비메모리 사업뿐만 아니라 비핵심사업과 유가증권과 부동산 등을 매각해 총 1조2,000억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유동성 확보를 위해 5,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검토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 같은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반도체 가격(128메가 SD램 환산)이 평균 4달러대를 유지할 경우 채권단 추가자금 지원 없이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반도체 가격이 3.3달러선으로 떨어지면 2조원 가량만 부채탕감 등의 방법으로 채권단이 지원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특히 독자생존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노사간 협의를 통해 고강도 구조조정 방안을 만들 방침이다. 노조측은 임금동결 위에 임금 삭감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채권단이 조만간 박종섭 사장 등 현 경영진을 교체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대응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박 사장이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한 이후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뗀 상태여서 뚜렷한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영기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