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4월 15일] '경제살리기 첫 단추'

물건을 파는 세일즈의 기본은 흥정이다. 사고파는 사람 각자 이익이 있어야만 하고 수완 좋은 사람이 제대로 흥정을 붙이면 ‘거래’가 성사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부터 5박7일(기내 1박)의 일정으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대통령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인 만큼 지켜보는 쪽이나 준비하는 쪽 모두 관심이 크다.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북핵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첫 최고경영자(CEO)대통령으로서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경제외교’ ‘세일즈 외교’에 방점이 찍혀있다. 청와대 측은 이번 방미ㆍ방일에 대해 “진보정권 10년 동안 순조롭지 못했던 한미ㆍ한일 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시키는 데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대통령에게 있어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ㆍ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목적은 결국 ‘국익’이다. 지난달 11일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국익이 서로 맞으면 서로 동맹이 될 수 있다. 국익에 위배되면 오늘 시대에 동맹이라는 것은 없다”며 국익위주의 실용외교 노선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와 국제 원자재가의 고공행진 등으로 우리 경제가 침체 조짐을 보이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국익은 무엇보다 ‘경제 살리기’다.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대국민 약속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중 과거 어느 대통령들 보다 경제인들을 많이 만난다. 뉴욕에서는 한국 투자설명회에 나서고 워싱턴에서는 CEO라운드 테이블과 한미재계회의에서 영어로 연설을 한다. 일본에서도 일본경제단체 주최 오찬을 갖고 한국과 일본의 재계 인사들을 향해 양국 기업 간 공동협력 방안을 당부한다. 이 대통령은 또 순방 기간의 모든 식사시간을 공식일정에 포함시켜 주로 경제 관련 인사들을 만난다. 이번 순방이 끝나면 이 대통령은 이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주변 4강 외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포함해 4강 외교 기간에 외교 문제 못지않게 ‘코리아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외국 기업의 대한(對韓) 투자를 이끌어내는 세일즈 외교와 자원외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시절 풀빵ㆍ사과장사를 했으며 일개 중소기업이던 현대건설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웠던 이 대통령이 이번 순방 동안 국가 최고책임자로서 어떤 능력을 발휘될지 기대된다. 특히 첫 단추를 잘 꿰는가의 여부에 따라 짧게는 이명박 정부 5년, 길게는 앞으로 10년 동안의 한국 경제의 명운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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