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방송·통신 통합위원회 신설' 가닥

논의만 무성했던 放通 규제기구 개편안 제시<br>대통령 직속·합의제 형식…상임위원 5명 내외로<br>정통부등 반발 커 개편안 정기국회 통과는 미지수



지난 10년간 논의만 무성했던 방송과 통신 분야의 기구 개편 논의가 마침내 통합규제기구 신설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기존의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각각 따로 관장했던 방송과 통신의 규제와 정책, 진흥 등의 업무가 대통령 산하에 새로 신설되는 방송통신위원회(가칭)로 통합 운영되는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자문위원회인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는 3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지난 27일 방송과 통신의 규제기구 개편안을 확정지었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의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방송통신위원회로 완전 통합되고 문화부가 관할해 온 방송영상진흥업무와 방송광고정책도 신설 위원회가 관할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기존 서비스와 향후 융합 서비스까지 방송ㆍ통신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사실상의 ‘메머드급 정부부처’로 거듭날 전망이다. ◇방송ㆍ통신 기구 하나로 재편=신설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기존 정부부처 형식의 독임제 성격을 가미한 합의제 형식의 위원회로 방송과 통신 분야의 규제와 진흥, 정책 등을 총괄 담당한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립되며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의 인준을 받은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까지 호선으로 뽑으며 각 위원이 동일한 권한을 갖는 현 방송위와 달리 정책을 총괄 책임지는 실질적 장관급 수준의 위원장에 힘이 실린다. 추진위 측은 부인하지만, 국내 정부기구로 치면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위원회와 어느 정도 비슷한 형식이다. 융합추진위에 참여한 한 위원은 “효율성과 민주적 성격을 모두 가미했다”며 “방송의 특수성도 인정하지만 IT산업의 특성상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정책 추진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추진위의 또 다른 위원은 “기존 방송위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묶여 효율성을 추구하지 못했다”며 “독임제 성격을 가미하더라도 국회의 인준절차 등을 확실히 하면 정치적 중립성과 강력한 정책 리더십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방송통신규제기구인 FCC(연방통신위원회)와 비슷한 형태이지만 진흥 기능 등을 강화하기 위해 법률안 제출권이나 국무회의 참석권 등 장관이 수장이 되는 독임제 행정부처의 성격이 보완된 것으로 보인다. ◇기구 재편 원만히 이뤄질까=10년 넘게 끌어온 기구 개편 논의의 방향은 일단 확정됐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우선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이번 개편안이 무난히 국회를 통과할지 부터 미지수다.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독임제 안이 가미된 만큼 이에 대한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IT산업을 관장해야 할 새 기구가 아무리 독임제 성격이 있더라도 ‘합의제 위원회’라는 골격 아래에서 힘있게 정책을 밀어붙일 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기구 개편안 이후 마련해야 할 세부적 조직 통합안 역시 방송위와 정통부, 문화관광부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방송영상 진흥과 광고 영역을 통합 기구에 내줘야 하는 문화부나 진흥ㆍ규제와 정책 집행을 각각 독임제 기관과 합의제 위원회로 나누는 안을 주장했던 정통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방송위와 정통부 조직 자체가 통합되는 만큼 각 부처의 관계를 조정하는 게 가장 큰 관건”이라며 “각각의 부처에서 규제를 받고 있는 방송과 통신 업계들의 이해관계와 IP-TV 등 앞으로 떠오를 방ㆍ통 융합서비스 진행 상황도 통합 위원회 출범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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