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밀레니엄 기업/삼성에버랜드] "서양엔 디즈니랜드 동양엔 에버랜드야심

사회가 풍요로워지고 개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수록 여가를 즐기려는 욕구는 커지기 마련. 허태학(許泰鶴)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삼성에버랜드의 사업구조는 21세기에 정확히 들어 맞는다』고 자신하고 있다.삼성에버랜드는 굴뚝없는 산업을 대표하는 복합레저분야에서 국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국내뿐 아니라 문화적 동질성이 강한 동남아 시장에서 서구문화로 대표되는 디즈니랜드에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서구는 디즈니랜드, 동양은 에버랜드」 라는 세계 테마파크의 양강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삼성에버랜드의 야심이다. 실제로 최근 타이완의 장억그룹이 6만5,000평 규모의 테마파크사업을 시작하면서 기술자문을 요청한 곳은 이 분야 세계 최고로 꼽히는 디즈니랜드가 아니라 삼성에버랜드였다. 또 대규모 테마파크 조성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上海) 시정부 역시 삼성에버랜드측으로부터 기술자문을 받기 위해 접촉하고 있을 정도다. 세계적인 테마파크들을 대상으로 평가하고 있는 어뮤즈먼트비즈니스매거진은 최근 삼성에버랜드를 세계 7위 테마파크로 꼽았다. 1~6위는 디즈니랜드가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조성한 테마파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 순위로는 사실상 삼성에버랜드가 세계 2위인 셈이다. 21세기에 대한 기대로 충만한 삼성에버랜드도 최근까지는 생존 위협에서 줄다리기를 해야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95년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의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룹 내부고객을 중심으로 한 1차산업이 중심이어서 퇴보도 없고 발전도 없는 현상유지에 급급했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세계적인 테마파크 조성과 신규사업 진출, 골프장 등 기존 사업 확장이었다. 무려 5,000억원을 투입해 펼쳤던 캐리비언베이 건립과 골프장 건설 등은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라는 국가 위기를 맞으면서 막대한 금융비용 부담과 경기위축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로 삼성에버랜드를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다. 삼성본관으로 사용하던 삼성빌딩을 매각했으며 각종 보유자산을 처분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許사장은 『쓸데없는 고통을 겪는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 이 과정을 거쳐야 미래를 장담할 수 있다는 확신아래 전사원 연봉제 실시, 보유자산 처분 등을 과감하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 과정을 통해 올해 150억원의 흑자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것이다. 삼성에버랜드가 꿈꾸는 21세기는 국내 최고의 테마파크에서 나아가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세계적인 복합레저단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같은 희망을 담아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21세기 비전을 마련했다. 테마파크 중심으로 구성된 용인의 삼성에버랜드에 호텔, 콘도미니엄, 스키장 등을 건립해 명실상부하게 4계절 휴양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 21세기 비전의 골자다. 또 야간조명 시설을 구축하고 영화, 쇼핑, 음악감상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야간레저 분야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許사장은 『비일상적인 체험을 느낄 수 있고 새로운 도전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종합레저시설이 충분히 구축돼야 한다』며 『국내인들이 레저생활을 위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만족한다면 이것 역시 또 다른 외화벌이』라고 강조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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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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