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靑, 이명박 고소…레임덕 차단 돌파구 마련

반 한나라 결집 포석인듯

청와대가 야당의 특정 대선 후보를 고소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대상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본인은 물론, 이재오 최고 위원, 안상수 원내 대표 등 한나라당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포함됐다. 집권 말기 정국은 급속하게 대치 국면으로 빠져들게 됐다. 청와대는 고소의 이유로 정치 공작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주장이 근거 없는 거짓 주장이자, 선거용 술수라는 점을 들었다. “정책 대결을 벌이고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한다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일이 없다”(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고소라는 극단적인 법적 대응의 방식을 택한 것에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최근 신정아 씨와 정윤재 전 비서관 문제 등으로 급속하게 불거지고 있는 레임덕 차단이 첫째 이유로 거론된다. 정 전 비서관 문제의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흐르면서 정권의 도덕성 전체가 의심받고 있고, 국정원장 문제 등까지 겹치면서 레임덕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던 상황. 노무현 대통령으로선 고소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 정국을 대치 국면으로 몰고 감으로써 레임덕을 차단하는 돌파구를 자연스럽게 마련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반한나라당 세력의 결집에도 고소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적지 않다. 범 여권의 경선이 본격화하고 있음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고 이른바 민주세력의 결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대치 국면을 형성한다면 다가오는 대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 같은 선택은 임기말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에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남북정상회담 등에 매진해야 하고, 이를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 협조의 주체인 한나라당과 대결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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