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9일] 벤처기업의 건실한 성장세 이어가려면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벤처기업 수가 전년보다 40개 늘어난 242개사에 달한 것은 국내 벤처기업들의 기술력과 매출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 영향으로 증시상장 기업들의 경우 지난해 매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면치 못한 데 반해 고위험ㆍ고수익을 특징으로 하는 벤처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매출증가율은 11.0%에 달했다. 벤처기업들의 체질이 그만큼 튼튼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이처럼 건실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전체 벤처기업 수가 지난 5월 처음으로 2만개를 돌파하는 등 산업현장에 다시 벤처 붐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97년 벤처기업육성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촉발된 벤처 열기는 거품 붕괴와 함께 한동안 조정기를 거쳤으나 2006년 기업 수 1만개를 돌파하고 4년 만에 그 숫자가 배로 급증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에서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에 대한 기여도는 각각 8%, 3.2%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벤처기업은 수와 규모 면에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견기업 규모라 할 수 있는 매출 3,000억~5,000억원대의 벤처기업은 21개에 불과하고 1조원을 넘어선 곳은 NHN 하나뿐이다. 뿐만 아니라 애플과 같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혁신적 제품개발이 절대 부족한데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보다는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기업규모 면에서는 물론이고 기술력과 제품력 면에서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벤처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들 스스로 창업 초기의 도전정신을 잃지 않고 기술력을 중심으로 기업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정부는 벤처기업을 위한 모태펀드를 비롯한 벤처캐피털의 확충을 통해 창의적인 유망기술이 산업화될 수 있는 기회를 넓혀나가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일정규모 이상의 벤처기업들에 대해서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맞춤형 지원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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