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광산업체 '단기계약' 압박…작년 2배 될수도

■ 국제 원자재 가격 무섭게 오른다<br>철강재서 원유·석유제품 등으로 확산 가능성<br>"車·조선등 원가부담 커져 수익률 악화 우려"





국제 원자재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세계경기 침체로 맥을 못 추던 원자재 가격이 철광석ㆍ유연탄 등을 중심으로 급등하는 한편 자원을 쥐고 있는 글로벌 메이저 광산회사들은 그동안의 장기 공급계약 관행을 단기 계약 베이스로 바꾸려 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시점에서 원자재 시장의 '판' 자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세계경기 회복에 앞서 원자재 시장이 요동침에 따라 경제위기 직전 수준의 원자재 가격이 조만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제철원료 가격 두 배까지 오를 수도=8일 외신 등에 따르면 BHP빌리턴 등 글로벌 광산업체는 철강업체와의 석탄 공급가격 협상에서 가격을 대폭 인상한 것은 물론 단기 계약을 맺었다. 경기회복으로 철강시장 역시 회복세로 돌아서자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원재료 가격도 그때 그때 올려보겠다는 계산이다. 통상 광산회사들과 철강업체들은 1년짜리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원자재를 거래해왔다. 광산업체들 입장에서 장기공급 계약은 안정적인 판매가 보장되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은 현물시장보다 낮기 마련이다. 때문에 광산업체들은 현물시장 가격이 최대한 반영되는 단기계약 베이스로 원자재를 공급하고자 하는 뜻을 굳혔고 최근 그 뜻이 시장에서 관철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외신에 따르면 세계 5위(2008년 기준) 철강사인 JFE스틸은 BHP빌리턴과 강점탄을 톤당 200달러에 들여오는 분기단위(4~6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최근 강점탄 현물 가격인 톤당 220~225달러선을 대부분 수용한 것이다. 지난해 포스코가 장기공급 계약을 통해 들여온 강점탄 단가는 톤당 129달러였다. 철광석도 마찬가지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발레(VALE)는 일본의 철강회사에 철광석 가격을 90% 넘게 인상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철광석 장기계약 도입 가격은 톤당 58.2달러였지만 최근 현물시장 가격은 140달러까지 올랐다. ◇국내 산업계에 연쇄반응 예상=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산 회사들이 철강회사들에 우세승을 거두고 있다"면서 "포스코ㆍ현대제철 등도 이 같은 분위기에서 원자재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의 철광석은 발레ㆍBHP빌리턴ㆍ리오틴토 등 3대 광산회사가 79%를 공급하고 있고 원료탄 역시 BHP빌리턴ㆍ리오틴토ㆍ앵글로ㆍ글렌코어 등 4대 회사가 34%를 공급해 영향력이 막강하다. 원자재 가격 급등세에는 중국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박현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이나 석탄 등 원자재 값이 오른 것은 중국의 내수 수요가 그만큼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중국도 최근 철강 수입이 늘고 있고 이는 내수 활성화의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로제철 원료가격 급등은 전기로제철의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까지 밀어올렸다. 최근 미국의 철스크랩 수출 가격이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톤당 400달러)를 기록했다. 따라서 제철원료 가격협상이 끝나는 2ㆍ4분기 이후에는 판재ㆍ형강ㆍ철근 등 철강재 전품목의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철강제품의 일차적인 수요처인 조선ㆍ자동차ㆍ건설ㆍ가전 등 산업은 직접적인 원가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경우 자칫 원가부담이 직접적인 수익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각국 산업 가동률이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없고 소비재 수요 또한 크게 늘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원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도 불안=전문가들은 원유ㆍ석유제품ㆍ화학원료ㆍ비철금속 등 다른 부문의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로 한국수입업협회가 발표한 1월 수입 원자재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철강재(8.32%), 유ㆍ무기 원료(7.87%), 비철금속(4.53%) 등 대부분 부문이 지난해 12월에 비해 상승세를 탔다. 석유제품 가격의 척도인 국제경유 가격도 지난해 12월 배럴당 70달러선에서 최근 90달러를 바라보고 있고 휘발유는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두바이산 원유는 70달러대에서 안정돼 있지만 투기수요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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