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또 개혁도마 위에…” 은행가 곤혹/금융개혁위 설치 금융계 반응

◎시은,경제난 주범몰려 뒷맛 씁쓸/5대 재벌 생보참여 본격화 예상/신금업체 등 경영권 방어 조바심○금융틀 새로짜기 ○…은행관계자들은 대통령 연두회견의 핵심이 금융개혁위원회 설치인데 대해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다른 과제들도 많은데 왜 매번 은행이 「개혁」의 대상으로 도마위에 올라야 하느냐』며 곤혹스럽다는 반응. 이들은 개혁위 설치가 은행합병 등 대대적인 「금융틀 새로 짜기」의 신호탄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경제난의 모든 책임을 은행에만 돌리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며 『실제로는 산업구조상의 문제, 노사문제, 정치논리에 좌우되는 경제문제 등이 더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들이 아니냐』고 주장. 대형시은의 다른 임원도 『당장 시급한 과제는 경기문제 아니냐』며 『합병 등 금융산업의 개혁도 정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자율로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대형시은의 한 은행장은 『대통령이 기자회견문에 금융개혁을 특별히 지적해 언급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그러나 개혁이 합병을 뜻한다면 합병은 은행간 격차가 뚜렷하거나 피흡수되는 은행의 직원들이 합병에 대해 스스로 동의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을 때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최대화될 것』이라고 인위적인 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안의식> ○신설생보 M&A 가속 ○…대통령 직속 금융개혁위원회 설치사실이 발표되자 보험업계는 그동안 말로만 나돌았던 신설생보사 인수합병(M&A)이 정부 주도하에 본격화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 또 5대 재벌의 생보업 참여문제가 본격 논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은행, 보험, 증권 등 3개 금융권 사이의 업무영역 구분이 완화되면서 방카슈랑스 등 새로운 형태의 금융거래 관행이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금융기관간 통폐합이 정부주도하에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신설생보사를 대상으로 기업 인수합병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 손보업계 관계자도 『생·손보사간 업무영역에 변화가 예상된다』며 『자회사 설립을 통해 생·손보사가 서로 다른 분야에 상호 진출할 수 있는 길이 트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 보험감독원은 금융개혁위원회 주요과제로 금융감독체계 일원화문제가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즉각 사태분석에 나서는 등 민감한 반응. 한편 업계관계자들은 금융개혁위 운영과 관련, ▲5대 재벌의 생보업진출 문제 ▲생·손보사간 업무영역 확대 방안 ▲신설생보사 지급여력 확보문제 등이 주요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이종석> ○소유권 쟁탈전도 ○…제2금융권은 정부의 입김에 의한 인위적인 합병을 우려하는 가운데 특히 규모가 작은 지방업체들이 더욱 조바심. 종금업계의 경우 지난해말 한 차례 M&A(기업매수·합병) 바람을 타고 주식 공개매수경쟁 등을 벌인 바 있고 앞으로도 금융기관을 소유하려는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적대적 M&A 방식을 통한 소유권쟁탈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 리스업계는 25개 전업리스사 가운데 신보리스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은행 계열사여서 은행간 합병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 특히 충북지역 리스사들은 모은행들과 함께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 주도의 금융기관 합병의 시범 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대두. 상호신용금고 업계의 경우 이미 지방사들을 중심으로 자체 합병 또는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금융개혁위가 설립되면 이같은 움직임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 그러나 금고업체 대표들 가운데 경영의지를 상실한 경우가 아닌 한 스스로 다른 기관과 합병하기를 희망하지 않고 있어 정부의 합병유도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이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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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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