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내 유통업계 해외진출 나설 때

세계 1위 할인점 업체인 월마트가 국내 매장 16개를 8,250억원에 신세계에 넘기고 떠나는 것은 아무리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현지화를 하지 못하면 실패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2위인 까르프에 이어 월마트의 한국철수로 한국은 글로벌 유통업체의 무덤이 된 셈이다. 신세계는 월마트의 인수로 이마트의 국내 독주시대를 연 것은 물론 중국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8년 한국마크로를 인수해 한국에 진출한 월마트는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국시장 점령을 장담했다. 세계에서 통하는데 한국에서 안될 리 없다는 오만함으로 창고형 매장을 고집하다가 성장은 커녕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자존심을 접고 일부 점포에 창고형 인테리어를 포기하고 백화점식 인테리어를 도입하는 등 한국화를 시도했으나 국내 유통업체를 따라 잡기에는 너무 늦었다. 월마트는 자신들 보다 2년 앞서 진출한 까르프가 고전하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이 같은 참패는 맛보지 않았을 것이다. ‘아줌마’로 일컬어지는 한국소비자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한국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인 경영자 중용 등 현지화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도 한국사정에 어두운 미국 본사가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국내에 진출한 선진국 유통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한 국내 유통업계는 대형화와 그 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국시장에서 월마트와 까르프의 실패는 국내 유통업계의 국제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해외에 나가 성공하려면 현지인의 성품과 습관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의 기업경영에도 적용된다. 어떤 사업이나 현지와 융합 즉 녹아 들어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중국 등으로의 공장이전 등 해외진출이 활발한 시대에 이는 항상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월마트를 인수한 신세계의 경우 이미 현재 중국에 7개의 이마트 점포를 가지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의 해외진출이 활기를 띠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