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석유의 대안 수송 루트가 전무한 가운데 오히려 원유의 중동 의존도는 20여년 만에 처음 80%를 넘어서며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동 지역 원유 수입물량은 전년보다 6.8% 증가한 6억8,936만배럴에 달해 전체 원유도입량 8억4,320만배럴의 81.8%를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은 1억1,194만배럴로 13.3%, 아프리카는 3,442만배럴로 4.1% 등의 비중을 보였다.
중동 의존도는 지난 81년의 90.7%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정부가 82년 원유도입선 다변화정책 시행으로 중동 의존도를 76%로 급격히 낮춘 뒤 80%를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원유도입선 다변화 정책으로 중동 의존도는 85년 57%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조금씩 높아져 89년 이후 70%대를 유지해왔으며 2000년 76.8%, 2001년 77%, 2002년 73.3%, 2003년 79.5%, 2004년 78.1%를 기록했다
지난해 원유도입량을 주요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2억4,934만배럴(29.6%)로 가장 많고 아랍에미리트 1억5,061만배럴(17.9%), 쿠웨이트가 7,968만배럴(9.4%) 등의 순이며 이란도 7,077만배럴(8.4%)에 달해 4위에 올라있다. 중동 지역에서 석유를 들여오는 비용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자부는 2004년부터 중동 이외 지역에서 원유를 도입하는 정유사에 대해 예산을 통한 지원 대신 수송비 차액을 석유수입 부과금에서 감면해주는 제도를 도입했으나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등으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면 강제적인 에너지 절약책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