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랑의 교육/문동신 농어촌진흥공 사장(로터리)

끼니를 거르지 않고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중고교생들의 성적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높다는 농촌생활연구소의 조사가 발표되었다. 이는 규칙적인 식사가 영양의 균형을 이뤄 뇌운동을 활발하게 해주고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이 청소년들의 정서적 안정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즉, 교육의 기본은 가정에서 비롯되고 부모가 가장 좋은 스승이 되어야 함에도 우리 아이들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부모의 얼굴을 대할 시간조차 없다. 스스로 경쟁 속에서 살아온 부모들은 남과의 경쟁에 집착하고 하찮은 것이라도 내 자식이 지는 것에 마음이 상하여 자녀들을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이 경쟁심은 유아기의 조기교육부터 시작하여 초등학교의 예능교육, 중고등학교의 입시교육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요즈음은 취업난까지 겹쳐 대학생도 취업준비교육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이다. 학교교육에 안심하지 못한 부모들이 자녀를 일류대학과 대기업에 들여보내기 위해서 지출해야 하는 사교육비가 가계비의 절반을 점령하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주부들이 일터로 나서는 일이 늘어났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바빠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시간은 물론 인성교육을 할 여유도 없는 것이다. 아이들이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버릇없이 뛰어다녀도 귀엽게만 여기는 부모들이 생기고 지하철에서의 자리양보는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 되는 등 가치변화가 심해지고 그 방향마저 일정치 않은 것은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교육이 낳은 결과로서 요즈음 우리는 개성만 있고 주관이 없는 청소년을 키우고 있다. 한 나라의 발전은 적정수준의 경제발전과 민주교육이 그 기본이 된다. 경제발전에 비중을 두고 지식인만을 키우면서 그 바탕이 되는 민주시민교육에 소홀하였던 지난날의 잘못된 교육이 오늘 경제위기를 가져온 근본원인일 수도 있다. 목표만을 위한 교육이 한탕주의, 이기주의로 이어져 이로 인한 규범과 도덕에 어긋난 행동이 우리나라의 경제신용도를 떨어뜨리고 교육비로 많은 돈을 쏟아붓고도 그만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개성과 주관이 강조되고 가치관이 다원화되는 미래는 영리한 지식인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정직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더 소중한 사회가 될 것이다. 입시철과 취업철을 맞아 몰아닥친 한파만큼이나 얼어붙은 청소년들의 가슴을 녹여줄 수 있는 것은 부모들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임을 잊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으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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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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