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표 디자인 경력 9년차 김소정씨<br>일부 수집가 현미경 관찰후 오류 지적<br>자료수집 위해 산간오지 뒤지고 다녀
| 한국 최초의 우표, 5문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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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최초의 우표, 10문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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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e)메일 탓에 우표 수요가 줄고 있는게 현실이지만, 우표에는 한 국가의 문화가 쌓여 있습니다. 우표를 문화현상의 하나로 지켜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서울 광화문의 우정사업본부 사옥 8층 우표디자인실. 디자이너 6명과 사진작가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이곳은 국내 우표디자인의 총본산이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경력 9년차 우표디자이너 김소정씨는 “자료 수집을 위해 산간오지까지 뒤지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면서 “우표에 들어갈 문양선정을 위해 벌이는 노력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우표 수집가들은 발행된 우표를 현미경으로 꼼꼼히 살핀 후 항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게 국내 우표 디자인 세계”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우표가 나온 것은 1884년 11월 18일.
그해 4월 22일 현재 정보통신부와 우정사업본부의 전신인 우정총국이 정부기구로 첫 창설된 지 7개월 만에, 또 영국에서 1840년 5월 세계 최초로 우표가 발행된 지 4년 만에 국내에 첫 우표가 나온 셈이다.
당시 국내 첫 발행우표는 ‘문위(文位)우표’(사진)로 불린다. 당시 통용화폐가 지금의 ‘원’이 아닌 ‘문(文)’으로 통용됐기 때문. 5문ㆍ10문ㆍ25문ㆍ50문ㆍ100문 등 5종류가 나왔다. “국내에서 통용되긴 했지만 이 우표는 일본에서 인쇄해 도입했다”는게 김씨의 설명이다.
우표디자인실의 핵심업무는 매년 25건 정도 발행하는 ‘기념우표’제작.
우표는 통상 ‘보통우표’와 ‘기념우표’로 나눠지며 보통우표는 한번 만들면 수년간 계속 사용되지만, 기념우표는 1년에 25건 정도에, 한정 수량만 제작된다.
김씨는 “한건당 통상 160만장 정도만 인쇄되며 이중 35%정도가 우표수집가 손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우체국에서 유통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독재 정권 때는 대통령 순방 기념우표 발행요구가 폭주했던 적도 있었다”며 “과거에는 디자인도 주로 화가의 그림이 주였으나 최근에는 컴퓨터로 디자인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