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개발·분기실적 발표등 밀고 당기기 경쟁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시장의 주도권 경쟁을 하면서 점입가경의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업체의 제품이 잘 나가면 경쟁제품 이름을 유사하게 지어 신경전을 벌이더니, 올해 들어서는 신제품 및 분기실적 발표시기를 하루 간격으로 잡는 등 두 업체간 '밀고 당기기'가 더욱 예민해지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ㆍ4분기 실적발표를 위한 기업설명회를 오는 18일 오후 4시 증권거래소 종합홍보관에서 갖기로 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발표시기보다 정확하게 하루 앞선 것으로 LG가 삼성보다 실적발표를 먼저 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의 경우 삼성전자가 올해 1월16일 공개한 보름 후인 1월29일 LG전자가 실적발표를 하는 등 통상적으로 LG가 대형업체인 삼성 뒤에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디지털TV 판매호조 등으로 1ㆍ4분기중 반도체를 제외한 사업분야에서 삼성에 못지 않은 성적을 거둬 자신있게 발표 날짜를 앞서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제품 개발ㆍ발표에서도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0일 30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를 개발했다는 발표자료를 내놓았다. 이것도 삼성전자가 40인치 LCD TV와 관련된 자료를 배포하기 하루 전에 이루어진 일이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오래전부터 잡았던 배포 날짜로 삼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삼성전자는 물론 업계에서도 시기선택이 의도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지난해에도 두 회사의 신경전은 치열해 삼성전자가 복합 DVD 플레이어인 '콤보'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자 LG전자가 뒤질세라 12월에 이름이 비슷한 '콤비'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았다. 제품명으로만 봐도 삼성전자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LG가 구본무 회장의 '1등 LG'강조와 실적향상으로 바탕으로 계열사 전체가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최근의 삼성ㆍLG전자간 경쟁가열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