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민유성 행장 "리먼, 산업은행과 협상 깨져 부도"

전문가들은 "인수했다면 대규모 손실·신뢰도 상실했을것"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16일 “리먼브러더스가 산업은행과의 협상에서 합의했다면 절대로 부도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산은이 리먼을 인수했다면 대규모 손실이나 국가신뢰도 상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민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리먼이 산은과의 협상이 깨지면서 50조원의 유동성 부족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부 승인을 전제로 협상안을 제시했는데 가격에서 견해차를 좁힐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인수를 선언하고 6개월 후인 내년 2월28일 장부가격을 토대로 최종 가격을 산정할 계획이었다”며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리먼이 산은과의 법적 구속력을 갖춘(바인딩) 계약을 했다면 산은이 리먼에 대규모 유동성을 지원하거나 포기하고 부도를 선택하면서 신뢰도를 상실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산은이 리먼을 인수하면서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라면 그 돈을 갚거나 아니면 파산을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리먼 인수는 ‘언 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데 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은이 리먼과 법적 구속력이 없는 계약을 맺었다면 민 행장의 말과는 달리 리먼의 부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반박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리먼 인수는 가격이 아니라 잠재 부실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불가능한 데 있다”며 “두 회사가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 계약을 맺는다고 리먼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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