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어컨/「펭귄시장」쟁탈전 한파를 녹인다

◎신제품 앞다퉈 출시 예약판매 돌입/10개월 무이자 할부에 15%할인까지「2조원에 이르는 펭귄시장을 잡아라」 가전업계가 「신엘도라도」(황금시장)로 급부상하고 있는 에어컨시장의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엄동설한에 때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LG·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수은주가 영하를 밑도는 한파속에 이달초부터 일제히 에어컨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조건도 매우 파격적이다. 10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는 물론 가격도 10­15%씩 할인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설치땐 대당 5만∼7만원하는 설치비도 받지 않는다. 「이번 기회에 한 번 장만해봐」하는 충동이 들 정도로 솔깃하는 유혹을 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이 혹한속에 에어컨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다른 가전제품의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매출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에어컨은 가정보급율이 올해의 경우 20%정도(45만대)에 그쳐 앞으로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에어컨시장은 신장률이 연평균 30­40%이상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업소용제품의 보급율 역시 70%로 아직은 신규수요가 많아 업계의 치열한 판매경쟁을 자극하고 있다. 에어컨시장은 올해 1백10만대, 1조4천억원(소비자가격기준)에서 내년에는 1백25만대, 2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컨은 이같은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컬러TV, 세탁기등을 제치고 시장규모면에서 가전 1등품목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가전업계의 「블루칩」(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에어컨은 그동안 사치품으로 인식됐다. 전기사용료가 선풍기 30대분에 해당해 가계에도 적잖은 부담이 돼왔으며 여름한철 삼복더위 좀 피하자고 비싼 에어컨을 장만하는 것은 낭비가 아니냐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주요빌딩마다 여름철이면 냉방을 잘 한 탓(?)으로 더위에 대한 참을성이 줄어들면서 에어컨이 이제는 가정의 필수품으로 돼가고 있다. 에어컨에 대한 특소세가 지난해 25%에서 올해는 20%로 내린 것과 에어컨의 기능이 대폭 보강된 것도 에어컨수요를 촉발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계속되고 있는 여름철 무더위, 아파트 중심의 주거환경등도 에어컨장사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대부분 가전제품이 경쟁격화로 팔아도 별로 남는 것이 없는 것에 비해 에어컨은 고가형제품이 많아 매출확대는 물론 이익이 짭짤한 것도 업계의 군침을 흘리게 하고 있다. 97년형 신제품은 ▲공간활용 극대화 ▲에너지절감 ▲실내기온에 따라 온도등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퍼지기능 ▲저소음등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97년형 37개 기종을 내놓았다. 특히 세워서 설치하는 커스텀에어컨의 경우 세계 처음으로 상부토출구 뿐만 아니라 하부공기 흡입구도 동시에 동작하도록 설계했다. 이와함께 뒷면 모서리를 크게 없앤 디자인으로 아파트등 실내벽면의 모서리에 설치할 때 9㎝ 더 깊게 들어가게 함으로서 공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이에따라 이번 예약판매기간 중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델별로는 룸 에어컨 6만­7만대, 패키지에어컨 6만­7만대 등 총 12만­14만대를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강력 냉방은 물론 집진, 탈취까지 가능한 패키지에어컨 ▲고효율, 저소음의 룸에어컨 ▲슬림형은 거실에, 분리형은 안방에 각각 설치하면서도 실외기는 하나로 두도록 해 설치공간을 절약하는 복합멀티형 에어컨 등 총40개 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1, 2차(내년 3월 실시예정)에 걸친 예약판매 목표는 내년 전체 목표의 60%인 30만대. LG전자 관계자는 『예약판매 기간중 서울시내의 경우 하루 2천­3천대의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의 1천대보다 2∼3배로 늘어난 규모다. 대우전자는 오는 19일까지 보름간 예약판매 기간중 룸에어컨을 내년 판매목표량(12만대)의 12%인 2만대이상 팔기로 했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예약 판매기간중 하루 1천대씩 예약 또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날씨가 풀리면서 예약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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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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