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굴곡심한 美경제 지표

냉·온탕 오가는 미국 경제지표실업수당 신청자 급감… 소매판매는 3.7% 감소 뉴욕 증시는 최근 각종 재료에 의해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역시 호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ABC뉴스가 최근 1,03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24%가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에 비해 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면 미국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답변은 지난달보다 11%포인트나 줄어든 37%로 나타났다. 물론 여전히 부정적인 응답이 긍정적인 응답보다 많지만 미국 경기에 대한 정서는 상당히 호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 체감경기 호전 불구 지표는 엇갈린 신호 이처럼 체감경기는 좋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각종 경제 지표는 호전과 악화를 크게 오가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신규 주간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39만4,000명으로 전주에 비해 무려 8만6,000명 감소했다. 이 같은 신규 주간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지난 9.11 테러 대참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특히 감소 폭은 9년래 가장 큰 것이다. 반면 같은 날 발표된 11월 소매판매는 3.7%나 감소, 10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소매판매 지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무이자 할부판매로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을 무려 7.1%까지 끌어 올렸던 자동차가 이번에는 그 열기가 식으면서 전체 소매판매 하락을 주도했다는 것. 그러나 11월 소비자물가지수(PPI)와 수입물가가 각각 0.6%, 1.1%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소비심리는 아직도 냉각돼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도 큰 편차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3일 미국 경기가 내년 2ㆍ4분기에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내년 봄에 급속한 경기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뉴욕 월가의 'V자형 회복론'보다는 덜 한 것이지만 일부 투자은행들이 주장하고 있는 2ㆍ4분기 경기 회복 진입론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침체는 예상보다 오래갈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전미 구매관리자협회(NAPM)가 최근 37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전체의 57%가 내년 하반기 경기 회복을 점쳤다. 이는 NAPM이 반기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회복 시점이 상당기간 늦춰진 것이다. 특히 V자형 회복론을 선도했던 모건스탠리는 최근 입장을 바꿔 점진적 회복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FRB 역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속단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미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mild recovery)에는 어느 정도 컨센서스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시기에 있어서는 아직도 편차가 심하다는 것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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