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가 본 김승유 행장] 문제 핵심뚫고 분명한 대안제시

지난 봄 잔설이 채 가시지 않은 어느 날 을지로 입구에서 김승유 행장과 함께 참여하는 모임이 있었다. 오후 6시30분에 모임을 갖기로 했었는데, 김 행장이 그날 오후 6시에 잠실에 꼭 참석해야 할 행사가 있다고 하기에 우리 모임에는 참석이 어려울 줄 알았다.그런데 김행장은 거의 제시간에 나타났다. 러시아워인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올 수 있었냐고 했더니, 이 시간대엔 지하철이 가장 빠르다며 웃었다. 김 행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보다 효율과 실질을 우선하는 분이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에 대해서는 배려하는 감각이 남다르다. 김 행장은 모임이나 회의에서 만날 기회가 잦았다. 특히 IMF 외환위기후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일들이 많았었는데, 그 때 마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뿐만 아니라 대안을 분명히 제시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김 행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이 바로 분명하고 간단명료하다는 점이다. 의견을 나누다 보면 원칙이 분명하고 상업적 마인드가 투철하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많다. 대화중에도 순간 순간 사업 아이디어와 연계시키기도 한다. 바쁜 와중에 언제 그렇게 책을 많이 읽었는지, 다양한 분야에서 아는 게 많아 놀라기도 한다. 김 행장의 가장 인상적인 업적은 아마도 그 어렵다는 조직간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낸 일일 것 같다. 국내 금융계에 여러 합병사례가 있었지만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의 합병만큼 성공적인 조직통합도 드물 것이다. 그에 앞서 하나은행이 인수했던 충청은행도 시장점유율과 생산성 모든 면에서 획기적인 성장을 이루었다고 들었다. 인수합병에 관한 한 검증받은 최고경영자의 한 분이 아닐까 싶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울은행과의 합병도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많지만 좋은 결과를 끌어내리라 기대하게 되는 것도 이러한 기억 때문이다. 류시열 은행연합회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