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달려온 주가가 서서히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올 상반기는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탄력에 힘입어 국내 증시 역시 건설, 조선, 철강, 화학 등을 앞세워 기분좋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렇다면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어 온 제조업 중심의 엔진들은 다소 힘이 빠지거나 현상유지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하반기에는 은행이나 증권 등 금융분야와 내수 경기 회복으로 인한 내수 관련주,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일부 IT주들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ㆍ자동차ㆍ내수주 주목=하반기에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업종들은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관련주들이다. 그 중에서도 증권업종이 가장 관심을 끌 것을 보인다. 은행과 보험 역시 상반기에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업종을 꼽힌다. 실제로 은행업종 지수의 경우 지난 1월말 335에서 5월말에는 375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쳐 하반기에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상반기 주가가 오르고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고용도 개선되면서 하반기에는 이 같은 효과가 실물경기에 반영되면서 자동차를 비롯해 유통 등 내수주들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의 경우 내수가 살아나면서 영업 환경의 악화속도가 둔화됨으로써 생산성 향상이 수익성 하락을 상쇄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백화점주들의 경우도 그동안의 소외를 딛고 하반기에는 주목을 끌 것으로 전망됐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부 시장분석팀장은 “상반기 시장을 이끌었던 제조업 분야는 실적등이 이미 충분히 반영돼 앞으로 상승 탄력이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내수 시장이 회복되면서 백화점 등 유통주들이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 철강 등 한풀 꺾인 상승세 전망=상반기에는 중국 경기의 호황에 따른 건설과 철강, 조선, 화학, 철강, 기계주들이 눈에 띄는 약진을 거듭했다. 이들 업종의 경우 이미 상반기에 실적이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되면서 하반기에도 시장을 강하게 이끌 여력은 그다지 남아 있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업종 환경이 상승 탄력을 받고 있는 만큼 업황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철강주들의 경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체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아직도 저평가돼있다는 의견아 지배적이란 점을 볼 때 여전히 추가 상승매력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종 지속적인 관심 대상=삼성증권은 건설업종이 상반기에 상당히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분당을 대체할 신도시 건설이 새롭게 이슈화되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정확대 등도 예상돼 건설주의 주가 모멘텀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꼽았다. 하지만 정부 규제완화가 실질적으로 주택 업황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조주형 대투증권 연구원은 “기대감만으로 건설주의 대세상승이 어려운 만큼 종목별로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IT업종 업황 개선 제한적=상반기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IT업종은 부분적으로 하반기부터는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선 반도체의 경우 D램 가격의 추가 하락은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업체들의 공급 확대가 여전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만큼 하반기 계절적 업황 회복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PC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D램 가격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LCD 패널과 같은 다른 부품의 가격 하락 압력이 줄어들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경우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는 하반기께는 계절적으로 업황 개선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판매 단가의 인하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광열 한국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IT의 경우 D램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당분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