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금을 지원해 뮤지컬 등에 투자하는 100억원 규모 ‘공연예술투자조합’ 펀드가 이르면 내달 중순 출범한다. 지난 2004년 뮤지컬 ‘아이다’ 투자를 위해 조성된 ‘아이다 펀드’ 등 그 동안 은행권이나 민간 투자기관에서 개인 자금 등을 끌어 모아 뮤지컬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긴 했지만 정부가 직접 출자하는 뮤지컬 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달 중 출범되는 100억원 규모 ‘공연예술투자조합펀드’는 중소기업청 지원금 40억원과 투자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기관 투자자 등으로부터 조성한 60억원으로 구성된다. 정부의 지원금 40억원을 모태로 60억원의 민간 자금이 동원되는 형태다. IMM인베스트먼트 김지훈 대표는 “정부 지원금 40억원을 제외한 60억원 가운데 5억원은 IMM인베스트먼트가 직접 출자하고 나머지 55억원은 금융사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조성해 주로 뮤지컬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의 당초 투자 대상이 공연 예술 분야 전반이지만 최근 뮤지컬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결국 투자금의 많은 부분이 뮤지컬에 치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확산되고 뮤지컬 열기 덕택에 금융권의 투자 관심이 높아 55억원의 기관투자 자금도 사실상 이미 확정된 상태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뮤지컬 펀드가 자칫 수입뮤지컬이나 해외 뮤지컬을 번역해 무대에 올리는 라이센스 뮤지컬 지원에 치중해 정작 창작 뮤지컬 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뮤지컬 펀드 중 일정 금액만 지원할 뿐 사실상 이 펀드의 운용 주체가 일반 투자기관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보장이 힘든 국산 뮤지컬 보다는 해외 대형 뮤지컬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정부가 국내 공연예술을 진흥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펀드이기 때문에 해외 뮤지컬 보다는 창작 뮤지컬이나 국내 뮤지컬 배우 및 뮤지컬 제작사가 참여하는 라이센스 뮤지컬에 대부분 투자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창작 뮤지컬 투자 비중은 전체 뮤지컬 가운데 30%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창작 뮤지컬 가운데는 5월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개막하는 대장금 등이 첫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번 100억원 규모 공연예술투자조합펀드 출범과 맞춰 문화관광부도 국고에서 10억원을 창작 뮤지컬 시장에 지원한다. 이 가운데 5억원은 뮤지컬 등 공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에 지원하고 나머지 5억여원은 올해 개최되는 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문광부는 뮤지컬을 연 100일 이상 공연하는 국ㆍ공립 극장이 공연 일수의 30% 이상 등 일정 비율을 창작 뮤지컬에 할애하면 지원금을 주는 무대할당제도, 이른바 ‘스테이지 쿼터제’를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문화관광부의 이진식 공연예술팀장은 “세계 무대에서 각광 받고 있는 영화에 이어 뮤지컬을 제2의 한류 붐을 일으키는 예술장르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