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모건스탠리 사상 첫 분기 적자

中투자공사서 50억弗 차입… 월가 금융기관 신흥국서 자금 수혈 줄이어


한 때 세계 금융시장을 호령하고 지금도 미국내 2위를 유지하고 있는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 여름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의 후유증으로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손을 내밀어 50억달러를 긴급 수혈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건스탠리가 중국투자공사(CIC)로부터 50억달러를 긴급 차입하는 대신 전체 지분의 9.9%에 해당하는 보통주 전환사채를 제공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로 최근 94억달러를 대손상각으로 처리함에 따라 올 4ㆍ4분기 손실규모가 무려 35억9,000만달러에 이르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적자는 분기 단위로 1936년 JP모건으로부터 분리된 이래 72년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4ㆍ4분기에 모건스탠리는 22억1,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모건 스탠리는 성명에서 "이번 지분 매각으로 자체 현금 보유력을 높이고 중국 내에서의 영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애써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오는 2010년 7월 완전한 주식전환이 이뤄지기까지 통상적인 거래 조건의 두배에 해당하는 연 9%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다만 CIC는 미국내 여론을 의식해 모건스탠리의 이사회에 이사는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뉴욕 월가에서는 모건스탠리의 부실 정도가 씨티그룹이나 메릴린치처럼 CEO의 퇴진을 몰고 올 정도는 아니지만 경영진에 무언가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존 맥 모건스탠리 회장은 이와 관련, 자신은 올해 보너스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경제전문잡지 포브스는 최신호에서 '모건스탠리의 곤경'이란 제목으로 모건 스탠리가 이례적으로 손실을 내면서 급기야 중국 국부펀드에까지 손을 내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CIC가 모건스탠리에 제공한 50억달러의 자금은 올해 중국 공상은행이 미국 스탠더드은행에 투자한 56억달러에 이어 2번째 규모다. 2,000억달러의 막대한 자산을 운영중인 CIC는 지난 5월 미국의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지분 9.3%를 30억달러에 사들였다가 30%가량의 투자 손실을 입고 당분간 해외 기업 투자를 자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모건 스탠리 투자는 중국 투자기관들의 해외 기업 사냥 재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WSJ 등 미 언론들은 "CIC가 이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 월가 금융기관에 대한 강한 투자 의욕을 드러냈다"면서 "중국 국부펀드의 월가 투자는 당분간 미국 금융기관들의 순손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올해 서브프라임 충격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금융기관들은 중국 및 중동, 싱가포르 등지로부터의 자본 유치에 줄을 서고 있다. 미국의 베어스턴스는 지난 10월 중국의 시틱(中信) 증권으로부터 10억달러를 제휴 형식으로 제공받았으며, 이 밖에 씨티그룹이 아부다비 국부펀드로부터 75억달러를, UBS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100억달러를 각각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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