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러르면 한라산 굽어보면 쪽빛바다

기생화산 무려 368개 단일지역 세계 최다돌ㆍ바람ㆍ여자가 많다고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에는 정작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이 따로 있다. 한라산에서 사방으로 뻗어져 나온 오름. 제주 말로 자그마한 기생화산을 의미하는 오름은 무려 368개로 단일지역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다. 지금으로부터 30만년전 바닷속 용암이 치솟아 한라산을 만들었고, 남은 기운이 한라산 기슭 여기저기에 368개의 오름들을 만들었다. 이러한 제주도의 오름은 저마다 크기와 형태가 달라 독특한 제주의 자연미를 보여줄뿐만 아니라, 곳에 따라서는 신비한 전설과 풍부한 원시림을 자랑하는 곳도 있다. 오름과 오름을 잇는 능선은 시시각각으로 그 형태가 달라서 다양한 느낌을 준다. 또한 날이 풀리면 오름 등성이에서 소와 말, 양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은 제주의 오름만이 지닌 목가적인 풍치를 보여준다. 이처럼 수많은 봉우리들이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관광지로는 중국의 궤린(桂林)을 들수 있는데, 이 곳의 석회암으로 이뤄진 연봉이 연출하는 장관은 이 곳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궤린의 연봉들은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경사가 급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반면, 제주의 오름은 바라보는 모습도 물론 장관이지만 산행도 함께 즐길수 있어 관광자원으로 치자면 중국의 궤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오름산행. 이는 제주 에서만 느낄수 있는 독특한 체험이다. 더욱이 구두를 신고도 간편하게 오르내릴수 있을 만큼 경사가 완만해서 일반 여행객은 물론, 신혼여행객이나 외국인 단체 관광객에게도 오름산행을 권할만하다. 300개가 넘는 오름들. 제주를 찾을 때마다 하나씩 만나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제주시 화북동 바닷가에 나란히 위치한 오름 사라봉과 별도봉을 가봤다. 사라봉을 넘어 별도봉을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남짓. 사라봉과 별도봉을 잇는 산책로가 잘 닦여 있어 '가족 트레킹' 코스로 제격이다. 제주항 동쪽으로 바닷가를 접해 위치한 사라봉은 제주시를 대표하는 오름. 이 봉우리 정상에 선 망양정(望洋亭)에 올라 북쪽으로 굽어보니 망망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고, 남쪽으로 우러르니 웅장한 한라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저녁 붉은노을이 온 바다를 물들이는 광경(沙峰落照)은 장관이어서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사라봉의 오름의 형태는 북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구로서 붉은 송이(scoria)로 구성된 기생화산체이며, 전체적으로 해송이 조림되어 숲을 이루고 있다. 오름 전체가 제주시민을 위한 체육공원으로 조성되어 체력단련을 위한 각종 야외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시민들이 산림욕 코스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사라봉을 넘어서니 산허리가 기암절벽으로 치장된 별도봉이 반긴다. 화산쇄설성퇴적암(화강암 포획)과 용암으로 구성된 이 오름은 북서측에서 바다와 접하는 급경사가 절경을 이룬다. 정상봉에서 북측사면의 등성이가 바다쪽으로 뻗은 벼랑이 속칭 '자살바위'이며, 벼랑밑 해안단애 에는'고래굴'과 '애기 업은 돌'이라 불리우는 기암이 있다. 이들 기암과 대화를 나누며 걷는 해안 길. 탁 트인 망망대해에서 다가오는 다정한 해풍이 젖은 땀을 식혀준다. <여행메모> ◇먹거리=<세종가든>제주시 연동 279-6. 자연산 송이요리 전문점. 천연 재료만 쓰는 전골ㆍ구이 등의 상차림이 신선하다. 송이버섯 요리를 좋아하는 동남아 단체관광객이 많으므로 사전에 예약을 해두는게 좋다. (064)748-5552. <빌레못>제주시 노형동 1069-7번지. 제주의 대표적 별미음식 갈치ㆍ고등어회를 맛볼수 있는 향토음식점. 음식 맛도 좋지만, 항공사를 다니다 퇴직해 음식점을 차렸다는 이승훈 사장의 식도락 강의가 정겹다. (064)744-9203. ◇교통=<항공편>아시아나 항공 (02)743-4000, 대한항공 (02)752-2000.<여객선>부산 (064)751-1901, 목포 (064)758-4234, 완도 (064)722-4170, 인천 (064)721-2173. ◇문의= 제주도 관광진흥과 (064)746-0101, 제주도 관광협회 (064)742-8866. 문성진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