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1년 결산]정치

반목..불신..폭로..게이트까지… 민생외면 政爭으로 얼룩여야 정치권은 반목과 정쟁 속에 각종 폭로전이 가열되면서 대립과 갈등을 반복하는 한 해였다. 게다가 정국이 '1여2야' 구도의 여소야대로 재편되고 여권의 내분속에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직을 내던지는 등 파란과 격변이 이어졌다.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관계가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되고있다. 여권은 지난 10ㆍ25 재보선 패배 이후 드러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정치실험에 들어갔으나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정치권은 내년 두 선거를 겨냥, 현상변화와 현상유지를 바라는 양 세력이 충돌하면서 지뢰밭을 밟는 듯한 역동성을 보여왔다. 여야의 대화단절과 불신으로 인한 정치적 공방이 치열했고 민주당내 쇄신파와 동교동계간 갈등이 그 단적인 예다. 지난해 연말 민주당 의원들의 자민련 '임대' 여파속에서 시작된 올 정국은 안기부 예산의 선거자금 유용사건 공방,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 언론사 세무조사, 여권의 1차 쇄신파동, 8ㆍ15 방북단 파동, DJP공조 파기, '3대 게이트' 파문, 10ㆍ25 재ㆍ보선과 여권의 2차 쇄신파동,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교원정년 연장 파동 등 그야말로 휴일없는 전투를 거쳐왔다. 금년 정국의 가장 큰 특징은 원내 제1당인 거대야당 한나라당이 비주류의 목소리가 간간이 나왔지만 그래도 이회창 총재 체제를 공고히 굳혔다. 반면 민주당은 1년 내내 민심이반을 극복하기 위한 내부진통을 거듭한 끝에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를 계기로 당을 새롭게 건설하는 작업이 시작된 점이다. 민주당의 쇄신파동은 사실 지난해 4ㆍ13총선에서 개혁성향의 초선의원들이 대거 여의도에 입성한 데서 비롯돼 8ㆍ30 최고위원 경선을 통해 개혁파의 응집이 이뤄진뒤 12월 권노갑 당시 최고위원에 대한 정동영 최고위원의 2선후퇴 요구 파문, 지난 5월 개혁파와 동교동계간 충돌 등으로 내연해오다 10ㆍ25 재보선 참패후 다시 표출됐다. 민주당의 제도 쇄신 논의는 내년 대선후보와 당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의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풍토 쇄신이라는 압도적인 명분 때문에 지금까지보다 더 역동적인 변화를 여야 정치권에 몰고올 것으로 관측된다. 신진 정치인층, 국민의 정치불신과 새정치 요구, 임기 종반을 맞은 김 대통령의 당 장악력 약화와 공식적인 총재직 사퇴 등 당 안팎의 여건이 이 같은 쇄신흐름을 되돌리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이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둔 채 ▲ 경제 경쟁력 강화 ▲ 서민 및 중산층 생활안정 ▲ 남북관계 개선 등 3대 국정과제와 ▲ 월드컵 대회 ▲ 부산 아시안 게임 ▲ 지방선거 ▲ 대통령 선거 등 4대 행사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국정수행에 매진했다. 이 같은 김대통령의 결단은 국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고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경제호전의 조짐으로 이어졌으나 세모를 앞두고 신광옥 법무차관의 수뢰설이 불거지는 등 여권내 비리의혹은 국민의 정부를 다시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회창총재가 확고한 위상을 바탕으로 당을 장악한 가운데 국정의 잇단 난맥상에서 비롯된 '반 DJ정서'를 등에 업고 '대세론'을 확산시키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대선행보를 해왔다. 여야는 지난 1월 이후 9개월만인 10월에야 영수회담을 가졌지만 미국의 테러사태 대응문제만 국한해 논의할 정도로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 못한 채 '여야관계 실종'이라는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런 이면에는 지난 2월초 시작된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로 인해 여야와 언론간에 미묘한 '3각 관계'가 형성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여야는 안기부 예산의 총선자금 유용의혹 사건에 대한 여당측의 선공으로 시작, 3월 의보재정 파탄 파문을 계기로 한 야당측의 반격, 6월 북한상선의 영해침범 사건과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발표에 따른 야당의 공세, 8월의 8ㆍ15 방북단 파문 공방, 9월부터 연말까지 이어진 이용호, 정현준, 진승현씨의 이른바 '3대 게이트'에 따른 야당의 공세와 여당측의 반박 등으로 공방을 거듭했다. 야당측은 이 같은 대여공세를 통해 여권의 '있을지도 모를 정계개편 시도' 등 이 총재에게 유리한 대선지형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봉쇄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야당측이 이렇게 "공격이 최대의 방어"라는 전략에 몰두하는 바람에 국회는 1년 내내 문이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민생ㆍ경제 법안 처리지연이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3월 DJP 공동정부에 민국당까지 포함시켜 3당연정을 만들어 국회의석의 안정화를 꾀했다. 그러나 8ㆍ15 방북단 파문과 관련, 한나라당의 임동원 통일장관 해임안 공세에 자민련이 맞장구를 치고, 이것이 결국 김 대통령과 김종필 총재간의 결별로 이어져 국민의 정부 기본틀인 DJP공조는 4년만에 와해됐다. 또 자민련은 DJP 공조 파기로 캐스팅 보트의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다시 무너진 가운데 무소속 김용환ㆍ강창희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을 시작으로 충청권 인사들의 한나라당 입당 러시를 촉발했다. 자민련은 충청권에서 김종필 총재의 영향력이 어느 식으로 발휘될지 주목된다. 양정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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