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투신, 증권, 보험 등 기관투자가들은 무려 5조5,300억원의 주식을 내다팔았다.은행, 증권 등은 재무건전성을 맞추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고 치더라도 주식투자가 본업인 투신사들마저 올들어 8,000억원이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최근 증시회복으로 주식형 수익증권 판매량이 늘면서 투신사들도 서서히 기관투자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투신의 경우 전체 수탁액 29조원중 주식형 규모는 7%정도인 2조원에 불과하다. 주가지수가 급등하면서 주식형 규모가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는 않다.
대한투신의 경우 주식형 규모는 1조9,000억원, 국민투신은 1조7,000억원정도가 된다.
한국투신의 나인수(羅仁洙) 주식운용팀장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약관비율이 허용하는 최대한도로 주식이 편입돼 있다』며 『현재로서는 교체 매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관상으로 편입 가능한 주식 한도는 평균 40%정도다. 스팟펀드나 신설되는 주식형의 경우는 주식편입 비율이 더 높다.
결국 투신권으로 신규자금이 들어와야 투신사들이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증시호황기에는 주식형이 전체 수탁액의 50%이상을 차지한 적도 있다. 투신사들은 주식형 비율이 20~25%정도일 때가 가장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투신의 장만호 주식운용부장은 『장세가 호전되면서 내년초까지 대형 투신사별로 최소한 5조원정도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張부장은 『금리가 내려가면서 돈이 갈 데가 없다』며 『결국은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자금이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투신사들의 「실탄」이 15조원이상 생기는 셈이다.
투신사 고유계정에서는 주식을 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고유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기로 증권감독원과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국민투신의 최대문(崔大文) 주식운용팀장은 『고유계정에서 주식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금리가 하락하면서 공사채에 투자된 190조원중 일부가 주식형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신사의 매수여력은 결국 새로운 돈이 주식형으로 몰려올 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