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온라인게임속 싸움 현실세계 폭력 심각

아이템 소실등에 격분 서비스업체에 행패 속출게임업체 S사의 사무실에 지난 주말 대여섯명의 괴한이 다짜고짜 쳐들어와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온라인 게임의 회원인 이들은 "게임 중 잃어버린 아이템(온라인 게임에서 사용되는 무기나 갑옷 등의 도구)을 되돌려달라"며 집기를 부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상황을 보고받고 성난 회원들 앞에 당당히 나선 이 회사 C 사장. 서로의 입장차로 몇차례 고성이 오가다 C 사장 역시 도를 넘고 말았다. "너 이름 대라. 나는 아는 동생들 없는 줄 아느냐" 하지만 C 사장은 몇 군데 전화를 하더니 뒷문을 통해 사무실에서 몰래 빠져나오고 말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사장님, 걔들은 전국구(조폭)입니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기 때문. 온라인 게임의 저변이 확대되고 게임에 대한 네티즌의 열정이 광적으로 높아지면서 현실세계에서의 폭력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이머들끼리 사이버상에서의 전투를 현실세계로 연장하는 현피(현실 피플킬링, People Killing)가 성행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아예 온라인 게임 서비스 업체에 대해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게이머들까지 출연, 해당 업체의 임직원들이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대표적 게임업체인 N사는 모든 출입문을 두꺼운 철문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게임에서의 아이템 소실로 인해 격분한 회원이 지난해 회사로 찾아와 공기총까지 난사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지만 N사는 이후 경비 인력을 대폭 늘리고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 회사 K 사장의 경우 광적인 게이머들의 위협으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호텔 등을 전전하고 있는 형편. 위협은 임직원들의 가족에까지 미치고 있다. 모 게임업체의 경우 CEO가 회원들로 추정되는 범인에게 아들을 잃고 남은 가족들과 함께 도피해 있을 정도다. 가족들을 아예 이민보낸 CEO도 부지기수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 업체들의 임직원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들은 신고를 꺼리고 있어 경찰력은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모 게임업체의 K 사장은 "폭력을 행사하는 회원들이 있다 해도 업체들은 이미지 손실과 후환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더 큰 문제는 조직화되고 있는 아이템ㆍ캐릭터 중개상. 리니지ㆍ레드문 등 인기 온라인 게임의 열성 회원들이 지하조직과 연계해 아이템 판매 등을 기업화하면서 폭력의 강도와 폐해가 더욱 심해지고 있지만 경찰은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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