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 돈가뭄] 회사채 상환압박.증자도 어려워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LG·SK·롯데·한진 등 일부 재벌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 계열사들은 금융기관들로부터 최근 만기 도래한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에 대해 전액 상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또 상당수 그룹들은 현금유동성 부족분을 단기차입금으로 메워나가고 있으며 일부 그룹들은 연말까지 약정한 부채비율 200% 충족을 포기하고 있다. 이처럼 30대 그룹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들에서 자금경색 조짐을 보이는 것은 오는 11월11일부터 대우채권이 상환되는 것에 대비, 금융기관들이 현금을 확보하려는데다 주식시장이 불안정,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해외 전환사채(CB)나 주식예탁증서(DR) 발행에 잇달아 실패하고 자산매각 등도 여의치 않아 기업들의 자금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4대 그룹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노후설비 개체나 개·보수, 증설작업 등을 내년 이후로 연기할 움직임이어서 실물경제 회복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재 5대 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이 발행한 CP나 회사채 중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규모는 대략 10조원에 달한다』며 『4대 그룹을 제외한 그룹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회사채 등의 상환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30대 그룹인 A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우사태가 발생한 7월 말 이후 자금조달 길이 막히면서 만기 상환해야 할 금액이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며 『그동안은 만기 도래한 CP나 회사채에 대해 부분 상환하고 나머지는 차환발행을 통해 처리했으나 한달 전부터는 만기도래분 전액을 상환하라는 요구를 금융기관으로부터 받고 있다』고 말했다. B그룹 관계자도 『만기 상환해야 하는 규모가 엄청나지만 전액 상환능력이 없어 버티고 있다』며 『일부 상환자금 역시 하루나 이틀짜리 단기차입금으로 메워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C그룹 계열사인 C중공업은 하반기에 200억~300억원을 투자해 농기계용 엔진생산 설비를 증설하려 했으나 자금조달 계획을 세울 수 없어 증설계획을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기업의 설비개체, 개·보수 및 증설작업이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년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실물경제의 기반을 해치지 않도록 정부 및 금융권이 자금시장 경색을 풀어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손동영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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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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