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열린 마음으로 귀 기울이자

오랫동안의 공직생활을 접고 민간분야로 넘어온 지 벌써 일년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니 10년이 지난 것 같다. 갑작스러운 변신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당황하고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약간의 아쉬움과 함께 홀가분한 마음마저 든다. 주변의 사람들은 자리를 바꾼 후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갖고 있나 보다. 만나는 사람마다 민간으로 자리를 바꾼 소감을 물어 본다. 제일 먼저 느낀 점은 기업을 경영하는 일이 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전체 직원과 그 가족들을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안심하고 편안하게 생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익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돈을 번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많은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는 이익이 나더라도 지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기술변화가 빨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매일매일 출현하고 소비자들의 선호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공직에서 있다가 돈을 벌어야 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그동안 일부 공적인 업무를 담당해 상대적으로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경쟁이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환경이 개방화ㆍ국제화되는 추세에서 앞으로는 냉혹한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여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회사 내부에서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들어 증권사와 제휴하여 단기 자금을 관리해 주고 주식을 대여해주는 업무를 개발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성과를 객관적이고 정기적으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성과관리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를 토대로 성과에 따라 상여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현장에서 기업을 경영하다보니 과거에는 모르고 지냈던 어려움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도 알게 됐다. 공직에 있을 때 금융시장 발전과 금융 산업의 육성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해 왔는데 아직도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볼 때 걸림돌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입장을 바꿔야 비로소 깨닫는 것이 인간의 한계인가 보다. 어떠한 위치나 자리에 있든 간에 열린 마음으로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야말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원화되면서 계층 간, 집단 간 갈등과 오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열린 마음으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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