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농기계 융자재원' 고갈, 업체들 판매 큰타격 우려

올해 정부지원 예산 벌써 90% 사용<br>농민들 구매 끊겨 매출 10% 손실 예상


농민들이 농기계를 구입할 때 정부가 융자해주는 재원이 다음 달 중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융자재원이 고갈되면 새로운 예산계획이 시행되는 내년 2월 말까지 농민들이 농기계 구매가 사실상 어려워져 내년 농사 준비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농기계 업체들도 판매부진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정부가 농업종합자금과 정책자금이차보전을 합쳐 올해 농기계 융자예산으로 책정한 총 5,430억원 가운데 90%가 이미 사용됐다. 이처럼 농기계 융자재원이 일찍 바닥난 것은 올 초부터 철판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사양 고급화 등으로 농기계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이면 모든 재원이 고갈될 전망이어서 내년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농민들은 재원 고갈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장기원 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은 “융자재원이 고갈되면 수확기 콤바인 구매는 물론 이후 트랙터나 작업기 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며 “농기계 수요는 느는 데 매년 관련 예산은 줄어드는 게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농민들을 위해 융자해주는 농업종합자금은 지난해 1조원 대 규모에서 올해 1조 1,000억원 규모로 늘어났지만 그 중 농기계 융자자금은 지난해 4,484억원에서 올해 4,43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농기계 업계 역시 융자재원이 바닥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농기계는 대개 한 대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고가품으로 농민들이 현금을 내고 살수 없는 품목이라 융자가 없으면 사실상 판매가 ‘올스톱’ 될 수 밖에 없다. 업계는 10월 중순에 자금이 고갈될 경우, 농한기에 주로 판매되는 트랙터 및 모내기를 대비한 이앙기 판매가 멈춰 각 업체당 연간 매출액의 약 10% 이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들은 특히 경기부진으로 인해 가뜩이나 올 가을 컴바인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농기계 재원 바닥을 더 우려하고 있다. 한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추수가 끝나는 10월이면 콤바인 판매도 끝이 나는 데, 현재 시즌을 한달 남겨 놓은 상태에서 판매 목표량의 절반을 채우지 못한 상태”라며 “융자 재원마저 고갈 되면 회사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융자자금 확대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농기계가 워낙 고가인데다 한 시즌만 이용하는 성격이 커 농가 부채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구매융자자금을 늘리기 보다는 농기계 임대나 공동이용을 하도록 유도 하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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