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마트, 美식료품 시장도 '꿀꺽'

사업진출 5년도 안돼… 가격경쟁으로 선두 부상생활잡화 판매의 판도를 바꿔놓은 소매업계의 거인 월마트가 시장 규모 6,800억달러에 달하는 미 국내 소매 식료품 업계 판도 변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2,315개 점포를 갖춘 미국 2대 슈퍼마켓 체인 알버트슨즈는 최근 분기별 실적이 가파르게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사업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4억5,400만달러를 쏟아부은 것도 원인이지만 이보다는 업계내 가격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더 큰 요인. 알버트슨즈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존재는 최대 규모의 슈퍼마켓 체인점인 '크로거'가 아니다. 이 업계의 진정한 거인은 현재 미국 최대의 식료품 소매업체로 부상한 대형 할인점 월마트. 월마트는 현재 생활잡화점과 식료품 일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을 갖춘 '슈퍼센터'를 1,133개나 거느리고 있으며, 1,622개에 달하는 일반 매장과 회원제 창고형 매장인 '샘스클럽'에서도 각각 식료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통적인 슈퍼마켓 사업부문인 '네이버후드 마켓' 점포도 33군데 확보하고 있다. 식료품 사업은 오랫동안 치열한 경쟁을 지속함에 따라 수익성이 매우 낮아진 실정이다. 현재 이 부문의 수익 마진은 매출 1달러당 불과 1.2센트 수준. 슈퍼마켓 체인들이 식료품 사업부문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소매업태는 무려 십여 종류에 달한다. 미식가들을 겨냥한 고급 식료업체부터 패스트푸드 아울렛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의 식비를 노리는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 여기에 고(故) 샘 월튼 회장이 창업한 할인업체 월마트마저 뛰어든 것이다. "식료품 산업은 마진이 1~3%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은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새로운 경쟁 체제에 놓이게 됐다"고 소매 컨설팅업체인 WSL스트레티직 리테일의 웬디 리버맨 마케팅 담당 사장은 설명한다. 월마트가 단숨에 업계 정상에 뛰어오르자 음식산업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월마트가 식료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불과 5년도 안 된 최근의 일. 하지만 과자류 및 담배를 포함해 월마트의 지난해 식료품 매출액은 총 점포 매출액의 22%에 해당되는 306억달러로 치솟았다. 알버트슨즈의 실적 악화소식이 전해지는 한편으로, 월마트는 식품 사업의 중요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계절 잡화 수요가 줄어든 반면 식료품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월마트는 지난달 기존 점포 매출액이 7%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월마트의 공략에 대해 기존 슈퍼마켓들도 치열한 반격을 계획하고 있다. 알버트슨즈는 157개의 적자 점포를 없애는 한편 식료ㆍ의약품을 함께 취급하는 복합매장 14개를 설립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기존 슈퍼마켓 체인들은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할인점인 월마트가 취급할 수 없는 틈새 제품을 노린 판매 전략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업체들은 계산대에서의 신속한 흐름을 위해 자동 체크아웃 시스템을 갖추는 등 기술력 제고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맞춤식으로 판매하는 정육점도 이들이 주목하는 분야. 가격 할인과 점포 크기를 감안해 육류를 사전 포장 판매하는 월마트와의 차별화는 생존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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