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용산전자상가­토요벼룩시장/가격파괴로 탈불황(경영현장에선 지금)

◎컴퓨터·가전 등 100여종 40%할인/매주말 2∼3천명 몰려 매출 4배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자리한 전자의 메카 용산전자상가. 올들어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이 상가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렇지만 매주 토요일만 되면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상가는 활기가 넘치게 된다. 매주 토요일 이 상가의 입구에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홍보전단을 돌리는 도우미들을 우선 만나게 된다. 또 용산을 찾는 대다수 사람들은 용산 농협 건물 옆 3백평 규모의 야외광장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긴 행렬을 이루게 된다. 청아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수많은 만국기들은 이 곳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에 충분하다.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음악소리, 음악과 만국기에 이끌려 호기심으로 가득찬 많은 사람들의 눈길. 지금도 농촌에 남아있는 5일장의 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바로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토요벼룩시장」이다. 용산전자상가내 나진전자월드는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가를 조금이나마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를 찾다가 벼룩시장을 생각하게 됐다. 지난 7월20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이 시장을 열게 됐다. 보통의 벼룩시장과 달리 이곳은 상가내 제품을 주로 판매하되 가격파괴를 주로 하고 있다. 여기서 판매되는 제품은 세탁기, TV, 오디오를 비롯해 컴퓨터, 메모리 및 모뎀, 사운드카드 등 컴퓨터 관련부품, 무선호출기, 캠코더, 카메라, 워크맨, 전자수첩, CD롬 타이틀 등 1백여종의 각종 통신기기 및 전자제품 등 용산에 있는 대부분이 망라돼 있다. 이들 제품은 평균적으로 시중가보다 40%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특히 이미 단종돼 시중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제품과 부품 등도 선보이고 있고 새로운 기획상품을 설정해 시중가보다 70∼80% 싸게 판매하는 특별기획전도 마련해 놓고 있다. 『처음에는 홍보가 덜 된 탓인지 5백명 정도의 고객들이 이 시장을 찾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2천∼3천명이 몰려드는 등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 시장에 참가한 상점들의 매출도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토요벼룩을 주관하고 있는 송일석 나진전자월드 19·20동 상우회장의 말이다. 송회장은 또 이 시장 개설사업에서 그동안 용산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애프터서비스를 해결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제품이 고장났을 경우 나진전자월드 상우회가 책임지고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80여개의 상점들은 토요일이면 신이 난다고 말할 정도. 그만큼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CD롬 타이틀과 디스켓 등을 판매하는 새한컴퓨터의 백인진 과장은 『과거의 토요일보다 3∼4배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현재는 이 시장에 참가하려는 업체들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상가들도 이같은 이벤트행사를 마련하고 용산의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다. 선인상가의 경우 중고 컴퓨터를 교환하거나 경매하는 토요시장을 개설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용산전자상가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각 상우회의 활동은 용산전자상가를 문화의 거리, 더 나아가 관광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그러나 각 상우회가 힘을 합쳐 공동으로 행사를 개최한다면 더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남문현·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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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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