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베이징에서 시작되는 6자회담 본회담에서 ‘2ㆍ13합의’ 수준의 합의문이 도출될 수 있을까.
이번 회담은 남북정상회담 직전 개최되는 회담인데다 북미 양측이 이달 초 관계개선 실무회의에서 이미 상당한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해 굵직한 내용의 합의를 담은 공동보도문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 3월 회담과 7월 수석대표 회담 이후 열리는 것이다.
또 북한은 지난달 영변 핵 시설을 폐쇄했고 이달 중순에는 미ㆍ중ㆍ러 불능화 기술팀의 방문을 받아들여 연내 불능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따라서 합의문 도출을 위한 긍정적인 여건은 조성됐다는 게 회담장 안팎의 분위기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핵 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의 시한 및 이행 계획을 담은 합의서가 나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따라 곧바로 이어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에 대한 부담은 줄고 평화체제와 경제협력 이슈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관건은 북한 핵의 불능화 수준을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할 수 있냐는 것. 그동안 북한을 제외한 5개 참가국들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불능화를 요구했던 반면, 북한은 낮은 단계의 불능화를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2차 북미 관계개선 실무회의 이후로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 ‘의미 있는’ 수준의 합의에 이를 것으로 회담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이달 중순 미ㆍ중ㆍ러 3국 핵 전문가 팀이 방북했을 때 적어도 1~2년 정도는 돌이킬 수 없는 불능화 수준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그동안 영변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5년이 걸리기 때문에 적어도 수년간(2년 안팎)은 원상복구할 수 없는 상태가 돼야 한다고 밝혀왔다.
반면 북한이 시리아에 핵 시설을 수출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데다 이에 따라 테러 지원국 지정 해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은 회담전망을 다소 어둡게 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도 이를 의식한 듯 25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그 문제는 미친놈들이 만들어낸 거니까 미친놈들이 해명하라고 하면 된다”고 강한 어조로 부인했다. 김 부상은 또 이번 회담이 비핵화로 나아가느냐 원점으로 돌아가느냐 하는 분수령이 되는 중요한 회담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중유 95만톤 상당의 상응조치의 한 축으로 희망하고 있는 발전소 개ㆍ보수용 설비를 언제까지 어떻게 제공할지를 정하는 문제 또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 합의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참가국들은 불능화 및 신고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연내에 각각 이행한다는 식의 다소 모호한 합의만 도출한 뒤 추후 실무그룹 회의 등을 통해 논의를 계속하자는 식으로 회담을 마무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