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우석 교수의 다른 연구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황 교수의 다른 연구결과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황우석 신화'는 1999년 2월 국내 처음으로 체세포복제기술로 만들었다는 복제젖소 '영롱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황 교수는 경기도 이천군 달성목장에서 국내 최초로 핵이식기술로 수정란을 복제, 젖소 암송아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언론은 세계에서 5번째 복제소 실험에 성공한 것이며, 젖소 복제는 세계 처음이라고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이 실험결과에 대한 연구논문을 남기지 않았다. 단지 '출산장면'만 보여줬을 뿐이다. 정상적이라면 출산 후 혈액세포나 피부 조직을 떼어내 실험실에서 DNA지문검사를 해 증거를 남기고, 이를 논문으로 작성해 학술지에 제출하고 채택되고 나서야 실험결과를 공개한다. 하지만 황 교수는 그런 일반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학술적으로 입증이 되지 않은 채 언론에 먼저 발표했다. 검증 절차를 생략한 셈이다. 그 뒤 과학계에서는 영롱이가 인공임신수정(IVF)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영롱이에 체세포를 제공한 소는 이미 죽었으며, 사진도 남아있는게 없어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황 교수는 영롱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돼 곧바로 또 하나의 연구업적을 내놓았다. 세계 최초로 한우를 복제한 '진이'다. 물론 이 역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1999년 3월27일 영롱이와 마찬가지로 체세포 복제기술을 사용해 만든 복제 송아지였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이름을 지어주었다. 원래는 '황진이'였지만, 줄여서'진이'라고 불렀다. 물론 아무도 황 교수의 연구성과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이'에 대한 연구논문 역시 없다. 해외 과학계는 황 교수의 가장 커다란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2004년 사이언스논문의 인간배아줄기세포 확립 성공에 박수를 보내기는 했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연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반복 재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다른 연구자가 황 교수팀과 같은 방법으로 실험했을 때 똑같은 실험결과가 나와야 되는데, 그것을 확인하기 어려운 탓에 가까운 장래에 상업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황 교수팀의 성과는 연구 자체로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발행되는 과학 전문주간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일부 과학자들이 황 교수팀의 2005년 논문뿐만이 아니라 2004년 체세포 복제배아줄기세포 논문의 데이터에 대해서도 조작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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