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급락에 은행 PB센터도 "바쁘다 바뻐"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던 지난 5일 외환은행 본점 PB(프라이빗뱅킹)센터에는 유명 재미교포 건축가 K모씨가 들어섰다. "한달도 안돼 1천만원 가량 손해보니까 너무 아깝다"고 말을 꺼낸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다행스러움이 교차했다. 그는 국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한 자금 가운데 40%를 지난해 12월 초 미국으로송금했다가 '환차손'을 보고 말았다. "더 안내리겠지"라는 예상이 빗나간 탓이다. 하지만 "환 리스크 관리를 위해 거액 송금 때는 반드시 몇차례 나눠서 하라"는담당 PB직원의 조언에 따른 덕분에 아직도 처분자금의 60%는 아직 원화로 갖고 있는그는 환율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분산송금할 작정이다. 지난 4일 강남에 있는 우리은행 PB센터에는 외국계 은행에서 해외펀드에 가입했다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L모씨의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작년 초 외국계 은행의 권유에 따라 해외펀드에 5억원을 투자했는 데 현재 펀드 자체는 20%의 수익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환차손과 40%의 세금까지 감안해보니 오히려 1억원 가량 원금손실을 보게 생겼다"는 사연이었다. PB직원은 "최근 환율 하락세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으니 일단 일부만환매하고 나머지는 좀 더 두고 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지만 L씨의 목소리에서는여전히 걱정이 가시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은행 PB센터에는 환율 대응과 관련한 거액자산가들의 발길과 전화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연호 외환은행 영업부 PB센터 팀장은 "요즘 환율관련 상담전화를 하루평균 20통 정도 받고 있다"며 "평소의 두배 이상 많지만 상담이 고객 유치로도 이어질 수있는 만큼 이렇게 변동성 있는 때가 반가운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PB센터를 찾는 투자자들은 주로 ▲유학생 자녀 학비.생활비나 국내 부동산 처분자금 송금용으로 외화정기예금을 들어놓았거나 ▲환헤지 없이 해외펀드에 가입한 경우 ▲통화분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달러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송금용으로 미리 원화를 달러화로 바꿔 외화정기예금에 넣어둔 경우 최근 환율하락세만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다시 원화로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지만 PB직원들은당장 송금할 게 아니라면 환율 변동성을 감안, 일단 관망하는 게 좋다고 권한다. 10년 이상 확정금리와 이자소득 비과세란 이점 때문에 달러보험에 가입한 경우도 대부분 장기상품인 만큼 최근 환율변동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PB센터의 충고다. 그러나 선물환 계약 같은 환헤지 설정없이 해외펀드에 가입한 경우, 특히 지난해 말 뒤늦게 투자한 경우는 자칫 '쪽박'을 찰 수 있는 위기에 몰려 있어 PB직원들도 조언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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