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8월 16일] 이젠 자산관리형 상품이 대세

20여년 동안 펀드업계와 증권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는 '디커플링'이라는 단어와 '이번에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말을 무척 싫어한다.

주식시장이 변곡점에 있을 때 증시전문가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고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경제와 주식시장에서 디커플링은 오래가지 못했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순환을 반복했다.


가격이 오를 때 돈을 버는 것에 익숙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상승할 요인을 찾으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시장참여자들도 주식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투자전략가에게 더 우호적이다. 하지만 경제와 주식시장은 냉정하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을 웃고 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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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시장흐름을 정확히 읽는다면 돈을 벌 기회도 없고 돈을 잃지도 않을 것이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탐욕과 공포 속에서 잘못된 투자 판단을 하기 때문에 반대편에 선 또 다른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투자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투자상품의 큰 흐름을 차지했던 주식형펀드의 시대는 저물고 자산관리형 투자서비스인 랩어카운트가 대안으로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랩어카운트 서비스는 주식형펀드와 달리 주식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주식자산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며 위험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 몇 번의 주식시장 하락기를 경험한 투자자들에게 주목 받게 됐다. 펀드가 공급자 중심의 금융상품이었다면 랩어카운트 서비스는 수요자 중심의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로 인식되는 것 같다.

증권시장에서는 랩어카운트의 경우 몇 개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손실을 크게 볼 것이라는 우려를 많이 한다. 하지만 예고된 문제점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하기 때문에 위험이 크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에서 비롯된 위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준비한다면 자산관리형 랩어카운트 서비스는 투자자들에게서 칭송 받는 금융투자 서비스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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