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교수로 모시기가 하늘의 별따기?’
로스쿨제도 실시를 앞두고 대학들이 ‘유능 변호사 모시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교수 되기가 하늘의 별따기지만 법조인의 경우는 그 반대다. 유능한 변호사를 교수로 임용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게 대학 및 법조계 관계자들의 푸념이다.
◇대학, 로스쿨 앞두고 변호사 임용 적극= 로스쿨 인가를 받으려는 대학들은 최근 변호사 교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최근 6명의 변호사를 교수로 임용했다. 연세대 박상기 법대학장은 “현재 30여명인 전임교수진을 향후 40여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균관대도 지난해 9월 3명의 변호사를 추가로 확보해 현재 전임교수가 28명이다. 한양대도 지난해 3명의 변호사를 임용해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교수가 총 8명이 됐다. 앞으로도 2~3명 더 채용할 계획이라는 게 한양대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서울뿐 아니라 각 지역 대학들은 지난해부터 실무경험을 충분히 갖춘 전문 변호사를 채용하는 데 발벗고 나섰다.
대학들이 로스쿨 총 교수 인원의 20%를 변호사(혹은 실무경험 있는 법조인)로 충원해야 하는 데다가 우수 강사진 확보 여부가 로스쿨 인가 심사의 중요 항목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해말 마련한 로스쿨인가 심사기준에 따르면 우수교원확보가 총 1,000점 중 185점을 차지해 항목별로 중요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변호사 교수로 모시기 쉽지않아= 그러나 대학 관계자들은 변호사를 교수로 채용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다.
지명도 있는 전문변호사를 임용하고 싶지만 실력 있는 변호사들에게 교수직은 그야말로 ‘박봉’의 명예직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 대형로펌에서 변호사들을 상대로 “서울의 A대학교에서 법대교수를 모집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변호사들은 지원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돌렸다.
그러나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는 게 로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학에서 변호사를 찾아달라는 부탁이 들어오지만 당장 월급이 몇 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선뜻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한 대학교 법대학장은 “공채 공고를 내도 대학이 원하는 수준의 변호사들은 지원을 하지 않아 알음알음으로 찾아야 한다”며 “적임자를 찾기도 어렵지만 보수가 워낙 차이 나다 보니 설득하기는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최근 강단에 선 변호사들= 변호사들의 이 같은 교수직 기피 현상에도 불구하고 명예를 찾아 강단을 찾는 소신파 변호사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특히 대형로펌 파트너급 변호사, 부장검사 등 법조 실무경험이 탄탄하고 전문 변호사들이 교수로 가능 경우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적재산권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진 남형두 변호사는 지난해 연세대 교수직을 선택했다. 그는 법무법인 광장의 파트너 변호사로 일했다.
법무법인 세종 소속이었던 고학수 변호사도 연세대 법대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필라코리아 등 굵직한 M&A의 자문을 맡았던 인수합병 전문가이다. 부장판사를 거쳐 도산법 전문가로 알려진 김홍엽 변호사도 연세대 강단에 섰다.
성균관대는 지난 9월 오상현, 노명선, 임재연 변호사를 교수진에 합류시켰다. 오변호사는 사법연수원 등에서 변호사 실무 관련 강좌를 해왔으며 노변호사는 부장검사 출신으로 일본통이다. 임변호사도 증권거래 전문변호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