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쌍용자 인수/IMF시대 구조개편 ‘모범답안’

◎외국사 공략앞서 공존전략 마련/과당경쟁 지양·과잉투자도 해소/현대·기아·삼성 등 구조조정 촉진될둣대우의 쌍룡자동차 전격인수는 업계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우자동차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자동차시장 판도가 바뀌고 공급과잉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를 비롯 철강, 조선, 정보통신 등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다른 산업의 구조개편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모범답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다 큰 의미는 최고경영자들이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서 생존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업계는 체면손상, 이미지 악화를 비롯 전략사업이란 미명아래 전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IMF체제에 따라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에 대해 재검토하게 됐고 이번에 쌍용의 자동차매각은 가장 구체적인 예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우와 쌍용의 결단은 본격적인 외국업체들의 국내기업 인수합병을 앞두고 국내업체끼리 마음을 열고 서로 생존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우중회장과 김석준회장은 국내 재벌그룹 회장 가운데 가장 민족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며 전격적인 합의도출 배경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대우의 쌍용인수는 ▲자동차 시장 판도재편 ▲공급과잉 해결책 ▲구조조정 가속화 등 의미가 크다. ◇자동차시장 판도재편=대우는 쌍용인수를 계기로 현대와 보다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게 됐다. 대우의 생산능력은 연산 1백6만6천대. 여기에 쌍용의 22만대를 합치면 1백28만6천대가 된다. 이는 현대(1백65만대)에 뒤지는 것이지만 기아그룹(1백15만5천대)을 앞지르면서 2위로 도약하게 된다. 특히 대우는 대형승용차, 지프형, 1톤 승합차 등 사실상 풀라인업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내외 시장에서 시너지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우의 쌍용인수는 또 국내 완성차시장이 미국과 같이 「빅3체제」(현대­대우­기아)로 고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공급과잉 해결책=대우의 쌍용인수는 과잉투자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및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산 22만대의 생산규모를 갖춘 쌍용은 그동안 이를 50만대까지 늘린다는 중장기계획을 마련했으나 대우에 인수되면서 이 계획을 중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국내투자는 더 없다」는 게 기본전략.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은 『과잉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며 인수의 의미를 설명했다. 대우입장에서도 현재 개발중인 대형차(A카)전략을 수정, 투자비를 줄일 수 있다. ◇구조조정의 가속화=현대·기아·삼성 등 「자동차그룹」의 전략에 큰 영향을 주면서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기아는 아시아인수를 추진해온 대우가 쌍용으로 방향을 틀면서 부담이 커졌다. 현실적으로 아시아 매각이 어려워졌다. 삼성의 입지도 크게 좁아들 수밖에 없다. 삼성이 자동차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기존방침대로 끌고 나가려면 계획대로 투자해서 연산 50만대 체제를 갖추거나 기아를 인수하는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든 어려운 선택이 될 수 있다. 현대도 변화가 예상된다. 생산에서 현대자동차와 현대정공, 판매에서 현대자동차와 현대자동차써비스의 이원체제를 합리화시키는 문제가 큰 과제로 떠올랐다.<박원배·정승량 기자>

관련기사



정승량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