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가 19일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직과 군 최고사령관직에서 사임했다고 쿠바공산당 기관지인 ‘그란마’가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카스트로는 자필 서명한 성명서에서 “나는 평의회 의장직과 군 최고사령관직을 바라지도 않고 받아들일 의사도 없다”고 강조하고 “나의 유일한 바람은 한명의 병사로서 나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50년 가까이 쿠바의 최고 권좌를 지켜왔던 카스트로는 2006년 7월 장출혈 수술을 받은 뒤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국정 운영을 맡겨 왔다. 쿠바 국가평의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갖고 차기 국가원수를 결정할 예정이며, 후임으로는 라울 카스트로 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81세인 카스트로는 1959년 혁명을 통해 집권한 뒤 쿠바를 공산주의의 요새이자 냉전의 발화점으로 만들었다.
카스트로는 집권후 철권 통치를 하며 반체제 인사 수 천명을 수감하고 사유재산을 압수해 상당수 쿠바인들이 보트에 의지해 미국으로 탈출케 하고 미국과의 ‘미사일 위기’를 불러 왔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청렴을 유지하며 문맹률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국민건강보험 체제를 도입하는 등 쿠바인의 복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이중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카스트로는 그간 국가평의회 의장과 군 최고사령관직 외에 공산당 제1서기, 각료평의회 총리 등을 주요 국가 요직을 겸임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