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리거 선발투수 3명의 사상 첫 릴레이출격으로 `슈퍼 먼데이' 기대를 부풀렸지만 아쉬움을 남긴 하루였다.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은 29일(이하 한국시간) AT&T파크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으나 `홈런왕'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역사적인 통산 715호 홈런을 헌납했다.
반면 시즌 3승에 도전한 서재응(29.LA 다저스)과 빅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른 유제국(23.시카고 컵스)은 극심한 부진에 분루를 삼켰다.
◇본즈의 홈런 행진에 희생양 된 김병현
김병현이 호투했지만 본즈에게 역사적인 한 방을 허용한 경기였다.
김병현은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삼진 5개를 솎아내며 6안타 3실점으로 막고 팀이 6-3으로 이겨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3승(2패). 시즌 방어율은 4.17로 조금 나빠졌다.
김병현은 그러나 고비를 넘지 못하고 본즈에게 역사적인 홈런 한방을 헌납했다.
3회까지 선두타자를 내보내고도 삼진 1개를 곁들이며 병살타로 유도해 무실점 행진을 펼친 김병현은 4회 스스로 1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팀 타선이 6점을 뽑아 기선을 잡았다.
그러나 김병현은 6-0으로 크게 앞선 4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오른 본즈와 풀카운트 대결 끝에 6구째 바깥쪽 직구를 통타당해 2점홈런을 허용했다.
본즈는 이 홈런으로 715호 홈런을 기록,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뛰어넘어 부문 단독 2위로 도약했다.
본즈는 또 통산 홈런 신기록 보유자인 행크 아론(755개)과 간격을 40개 차로 좁혀 선수 생활을 연장한다면 최다기록 경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던 2001년 동양인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섰지만 뉴욕 양키스와 4, 5차전에서 잇따라 9회말 2사 후 동점홈런을 맞는 악몽에 시달린 적이 있다.
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병현은 6회 1사 1루에서 본즈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뒤 1사 1, 3루에서 톰 마틴으로 교체됐고 마틴이 점수를 내주면서 실점이 3점으로늘었다.
김병현은 이날 상대전적 9타수 무안타로 강했던 본즈와 맞대결에서 첫 안타를홈런으로 내주며 볼넷 1개 등 2타수 2안타로 완패를 당했다.
◇올 시즌 최악의 피칭에 가슴 친 서재응
서재응은 이날 가장 먼저 등판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RFK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서재응은 2⅔이닝동안 삼진 3개를 뽑았으나 홈런 1개 등 7안타 3볼넷으로 6실점, 팀이 4-10으로 지면서 패전 멍에를 썼다. 시즌 3패(2승). 방어율도 5.36으로 치솟았다.
2⅔이닝 6실점은 올 시즌 서재응의 최소 이닝 등판이면서 최다 실점 타이. 서재응은 지난 10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때 3⅓이닝을 6실점했다.
서재응이 앞선 2경기 연속, 5차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의 호투 행진을 이어가지 못한 아쉬운 경기였다.
1회말 톱타자 알폰소 소리아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로이스 클레이턴의 좌중간2루타에 먼저 1점을 내준 서재응은 2회를 잘 막았으나 3회 들어 다시 흔들렸다.
첫 타자 소리아노를 3루 땅볼로 처리한 서재응은 클레이턴과 존슨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에 몰렸고 4번 타자 라이언 짐머맨에게 던진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좌중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말론 앤더슨의 좌중월 3루타에 이은 브라이언 슈나이더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추가 실점했다.
서재응은 말론 버드의 좌중월 2루타와 마이크 벤토의 좌전 적시타에 6점째를 내주고 0-6으로 뒤진 3회 2사 1루에서 오달리스 페레스로 교체됐다.
4회 소리아노에게 시즌 18호인 1점 홈런을 헌납한 다저스는 6회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1타점 적시타와 올메도 사엔즈의 2점 홈런 등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8회 2사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6점 차로 패배했다.
◇호된 빅리그 선발 신고식 치른 유제국
빅리그 선발 데뷔 무대였지만 홈런 4방에 무너졌다.
한국인 선수로는 8번째로 빅리그 선발 투수로 데뷔한 유제국은 이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 1⅓이닝 동안 홈런 4개 등 7안타를 맞고 6실점했다. 팀이 8-12로 뒤진 9회 4득점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가패전은 면했다. 유제국은 1회 1사 후 에드가 렌테리아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으나 팀타선은 공수교대 후 4점을 뽑아 승부를 4-1로 뒤집었다. 그러나 유제국은 2회 선두타자 아담 라로체와 라이언 랑거한스에게 잇따라 솔로 홈런을 두들겨 맞았고 1사 2,3루에서 마커스 자일스에게 다시 3점 홈런을 허용, 6점째를 내주고 그렌던 러시로교체됐다.
한편 컵스는 연장 11회 자일스에게 결승 적시타를 맞아 12-13으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