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 신년특집] 업 그레이드 코리아

"강력한 국가브랜드만이 경제전쟁에서 승리"임오년 새해의 화두는 국가브랜드다. 강력한 국가브랜드는 치열한 세계 경제전쟁의 승리를 약속한다. 신뢰와 친근감을 주는 국가브랜드는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수출을 보장한다. 뛰어난 기술과 창의력을 떠올리는 국가이미지는 '메이드인 코리아'상품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열쇠가 된다. 깨끗한 국가, 안전한 국가 이미지는 전 세계 투자자를 유치시키고 한국을 맛보려는 관광객을 부른다. 올해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2002 한ㆍ일 월드컵이 열린다. '전쟁ㆍ군사독재ㆍ대형참사'로 얼룩진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고 '한국=역동적인 젊은 나라'라는 새로운 국가이미지를 구축할 절호의 기회다. '코카콜라ㆍ나이키ㆍ맥도널드ㆍ말보르.' '미국적 가치'를 가장 잘 반영한 미국의 간판 브랜드다. 이들 회사는 자유ㆍ번영ㆍ프론티어ㆍ합리주의로 대변되는 미국의 이미지를 마케팅 전략에 접목시켜 성공한 표본으로 꼽힌다.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말보르담배 광고나 농구공으로 절묘한 드리블을 하는 나이키 광고등은 미국적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다. 이들 상품이 세계를 휩쓸게 된 것은 미국적인 가치와 이념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가이미지는 기업과 상품의 이미지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국제경영전략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이미지로 '올림픽'이나 '경제발전'을 꼽는 사람들의 70%가 한국산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반면 '한국전쟁'이나 '남북 분단'등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5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을 훨씬 많이 구매하고 있는 것.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맨 소장은 "국산 전자제품이 성능과 디자인이 일본산에 뒤지지 않지만 '한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알리는 '국가 브랜드 마케팅'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노사문제에 관한한 한국은 부정적 이미지 너무 강하다"며 "이 같은 이미지가 지속되는 한 외자를 유치할 때도 시장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가이미지는 간판 브랜드다. 국가이미지가 나쁘면 아무리 좋은 상품도 2류상품쯤으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코리아 브랜드' 마케팅은 그 중요성에 비해 지나치게 소홀하게 취급당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 유례없는 초고속 경제성장과 오랜 역사와 전통에도 불구하고 실제 위상에 버금가는 국가이미지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 독재와 분단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력하게 전달된 탓도 있지만 국가 이미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부족도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에 투영되는 한국의 이미지 조사를 체계적이고 정례적으로 실시, 데이터 베이스화하는 노력과 작업은 사실상 전무하다. 88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90년대 들어 정부와 단체ㆍ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시도됐으나 그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대부분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고 각기 개별 약진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국가 이미지와 상품 이미지간의 상호연계성을 높이도록 국가 이미지를 결집한 슬로건이나 아이덴티티도 결여돼 국내 수많은 기업의 '메이드인 코리아'제품 홍보와의 시너지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최근 '코리아 브랜드'의 슬로건으로 자연스레 대두된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는 국가이미지의 새로운 대안. 세계에 투영된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이미지는 하이테크상품 마케팅에 되레 악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이다.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 관계자는 "'다이나믹 코리아'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함축하면서도 한국의 역동적인 사회ㆍ경제상을 표현하고 있다"며 "외국에서도 한국이 외환위기를 빠른 시일내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역동성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코리아브랜드를 새롭게 하기 위해 정부부처 국장급으로 구성되는 대외홍보실무협의회를 조만간 차관급으로 이뤄진 대회홍보위원회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박사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주력은 반도체ㆍ자동차ㆍ이동통신등 하이테크 산업이지만 그동안 이에 걸맞는 국가이미지를 창출하지 못했다"며 "2002 한ㆍ일 월드컵을 계기로 다이나믹코리아란 국가이미지가 구축된다면 우리 수출품의 비가격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김형기팀장 kkim@sed.co.kr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문성진기자 hnsj@sed.co.kr 이규진기자 sky@sed.co.kr 홍병문기자 goodlife@sed.co.kr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최원정기자 baoba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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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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