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차그룹, 악재의 바다에 빠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유례없는 국내외 악재들에 겹겹이 둘러싸여 있다며 현대.기아차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19일자 보고서에서 최고 결정권자의 부재와 가파른 원화가치 상승,일본업체와의 경쟁심화, 노조의 비협조 등을 현대차그룹이 직면한 '악재의 바다'로 규정했다. 이를 반영해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10만1천원에서 8만5천원으로 낮췄다. 기아차에 대해서는 '시장수익률 하회'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가를 1만8천원에서 1만4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고 결정권자 `부재' = 이 증권사는 "신속한 결정력과 강력한 통제력이 현대차의 가장 큰 강점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서 시작된 강력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중국과 인도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며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자금 조성 혐의로 정 회장이 체포된 이후 그룹이 심각한 혼란에 빠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없이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대부분의 최고 경영진이 정 회장의 결정을 돕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의 역할에 머물러 왔기 때문에 훌륭한 의사 결정권자 혹은 그룹 리더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결정권을 한 사람이 쥐는 오너 중심의 경영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알 수 있게 됐다며 작년 말 기준 매출액이 58조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이한 사람에게 의존하기에는 이제 덩치가 너무 커졌다고 덧붙였다. ◆원화가치 상승+일본업체와 경쟁심화 = 아울러 최근 2년 동안 원화가치의 가파른 상승은 현대차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현대차의 판매보증충당금 이전 마진(Pre-warranty provision margin)이 지난 2~3년간 8~9% 하락한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가 매출액의 최대 60%를 수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달러 및 유로화 대비 원화 강세는 영업마진 축소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 현대.기아차의 해외시장 점유율이 증가함에 따라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직 일본 업체에 맞설만한 탄탄한 고객 기반이 없는 것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더구나 미국시장에서 일본차 대비 10~15% 정도 싼 가격을 유지해왔던 현대차와 기아차의 가격이 최근 5% 미만으로 그 격차가 줄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다고 전했다. 노동조합의 비협조적인 태도 역시 현대차그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판매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노조의 유연한 태도가 요구되지만 현대차의 국내 노동 유연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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